기업은행, ‘허위 의심’ 기술평가 기업에 1572억 대출

미회수 잔액 아직 728억 원
경찰, 평가서 312건 수사
15개 은행 같은 유형 피해

박동해 기자 eastsea@busan.com | 2026-10-07 10: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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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 사옥. 부산일보DB IBK기업은행 사옥. 부산일보DB

IBK기업은행이 허위로 의심되는 기술신용평가(TCB) 보고서와 연관된 기업 249곳에 1500억 원 넘는 돈을 빌려준 것으로 드러났다.

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기업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 은행은 최근 7년간 허위 의심 평가서 관련 기업에 572억 원의 대출을 내줬다.

기술신용평가는 담보나 매출이 부족한 중소기업에 기술력과 성장성을 따져 돈을 빌려줄 때 쓰는 근거 자료다.

빌려준 돈 상당액은 아직 회수되지 않았다. 올해 7월 기준 남은 대출은 728억 원이다. 이 가운데 17개 기업에서 47억 원의 부실이 이미 발생했다.

평가기관별로 보면 이크레더블이 평가한 기업이 161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들 기업에 나간 대출은 1059억 원으로 전체의 67.4%를 차지했다.

한국평가데이터가 평가한 기업 75곳에는 428억 5000만 원이 나갔다. SCI평가정보는 9곳 70억 6000만 원, 나이스평가정보는 4곳 13억 7000만 원이었다.

허위 의심 건과 별개로 기업은행이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재심의를 거쳐 등급을 고치고 ‘평가 오류’로 분류한 사례도 214건에 달했다.

오류 건수는 나이스평가정보가 75건으로 가장 많았다. 나이스디앤비(47건), 한국평가데이터(44건), 서울평가정보(25건), 이크레더블(17건), 한국기술신용평가(6건)가 뒤를 이었다.

경찰은 현재 기술신용평가사들이 기업은행에 넘긴 평가서 가운데 허위로 의심되는 312건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의원실에 낸 서면 답변에서 자사를 포함한 15개 은행이 같은 유형의 피해를 본 것으로 확인돼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기술력을 믿고 돈을 빌려주는 제도에서 그 출발점인 평가서부터 허위로 의심된다면 기술금융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허위 평가가 실제 대출로 이어진 경위와 평가기관·은행의 검증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남아 있는 대출의 건전성을 관리하는 한편 부실 평가가 곧바로 대출로 이어지지 않도록 평가기관 검증과 책임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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