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광장'의 작가 최인훈씨(80)가 서울대 법대를 중퇴한 지 60년만에 명예졸업장을 받게 됐다.
6일 서울대에 따르면 최근 인문대학과 법학대학이 공감대를 이뤄 국내 문학에 큰 기여를 한 최씨에 대한 명예졸업장을 수여하기로 결정하고 대학본부에 이를 건의했다.
최인훈씨의 명예졸업은 국어국문학과 방민호 교수가 제안하면서 이뤄지게 됐다.
방 교수는 "대학원생들과 최인훈 작가에 대한 연구를 그동안 1년 이상 해왔다"며 "그가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서울대 졸업을 못한 점이 안타까웠고, 문학적인 기여를 한만큼 서울대가 의미있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최인훈씨는 1950년 월남해 2년 뒤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지만 졸업 1학기를 남겨둔 4학년 2학기에 등록을 포기하고 군에 입대한다. 당시 그의 문학적인 창작 욕구와 법학 공부가 맞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대학 중퇴 이후 최씨는 1960년 '광장'을 세상에 선보이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회색인',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태풍' 등으로 이어지는 작품을 남기며 남북 분단과 사회적인 문제 등을 지적으로 추구한다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한국 문학에 큰 족적을 남긴 그도 대학 졸업장을 받지 못한 게 끝내 한이 됐다.
최씨는 앞선 언론 인터뷰들을 통해 "졸업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가슴을 치고 통탄한다"며 "부모님은 맏이인 나를 대학에 보내려고 고생이라는 고생은 다 하셨는데 당시에는 그런 부모의 심정을 헤아릴만한 인간이 못됐다"고 후회하기도 했다.
이번 명예졸업장 수여가 결정된 이후 최씨는 크게 기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낙인 서울대 총장도 최씨의 명예졸업장 수여에 대해 크게 공감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을 약속했다고 한다.
박홍규 기자 is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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