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은 대부분 컬러와 연계돼 있으며, 색으로부터 많은 것을 느낀다. 적색의 경우 따뜻하게, 청색은 차갑게 느껴지는 것이 그 예다. 일반적으로 붉은색은 '불'이라는 구체적 대상에서 연상하기에, 적색 계통을 난색(warm colors)이라고 한다. 그에 비해 푸른색은 '바다'라는 대상에서 떠올리기에 청색 계통의 색은 차다고 여긴다. 이러한 계통의 색을 한색(cool colors)이라고 한다.
난색과 한색은 빛에 의한 온도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난색은 빨간색·주황색·노란색 등의 장파장 영역을, 한색은 청록색·파란색 등의 단파장 영역을 말한다. 연두색처럼 따뜻하지도 차갑지도 않은 색은 중성색이라고 한다. 난색은 노랑이 섞인 색으로 역동적이고 편안함과 여유로움을 주며 팽창과 진출의 느낌이 든다. 한색은 하양·파랑·검정 등이 섞인 색으로 차분하고 정적이며, 심리적 긴장감과 함께 수축과 후퇴의 느낌을 준다.
색에 의한 자극은 눈을 거쳐 신체의 각 부분으로 전달돼 신경을 흥분시키거나 진정시키는 작용도 한다. 한색 계열의 저채도 색은 진정 반응을, 난색 계열의 고채도 색은 흥분 반응을 일으킨다. 밝고 선명한 색은 활발한 운동감을 주며, 어두운 색은 차분함을 느끼게 한다.
색으로 중량감도 표현할 수 있다. 같은 형태와 크기라도 색에 따라 가벼워 보이거나 무거워 보일 수 있다. 명도가 높을수록 가벼워 보이고 명도가 낮을수록 무거워 보이는데, 이는 심리적 요인에 의한 부분이 클 수도 있다.
또한 색에 의해 매우 강한 느낌을 줄 수도 있는 반면 아주 약한 느낌을 줄 수도 있다. 명도에 관계없이 채도가 높은 색상은 강한 느낌을 주고, 채도가 낮은 색은 약한 느낌을 준다. 톤으로 말하자면 'bright, vivid, strong, deep' 등은 강한 느낌을 주는 색이다. 또한 밝고 채도가 낮은 색은 부드러운 느낌이며 난색 계통이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pale, light, dull, grayish' 등이다. 중간 명도 이하에서 채도가 높은 색, 한색 계통이 전체적으로 딱딱한 느낌을 준다.
같은 시간을 머물러도 주위를 둘러싸고 색에 따라, 오랜 시간이 지난 것처럼 혹은 짧은 시간이 지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는 색의 시간성이라고 하고, 색상과 채도의 영향을 받는다. 장파장인 붉은색 계열은 머문 시간이 길고, 빠른 속도감이 느껴진다. 단파장인 푸른색 계열은 머문 시간이 짧고 느린 속도감이 느껴진다. 휴게실이나 패스트푸드점의 경우 장파장 계열의 색으로 실내를 장식하면 회전율을 높일 수 있고, 사무 공간이나 대합실은 단파장 계열로 꾸밀 경우 지루함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사람에게 색을 쓸 때 가장 고려돼야 할 부분은 눈동자와 피부, 머리카락 색 등이다. 자기에게 어울리는 색을 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많은 시도를 해 봐야 한다. 요즘 같은 시대는 너무나도 많은 컬러로 옷이나 메이크업 용품 등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한색, 난색을 굳이 나눌 필요도 없겠지만 특별히 어울리지 않는 난색이나 한색은 분명히 있다. 잘 어울리는 색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본인에게 어울리지 않는 컬러를 잘 피하는 것이 센스 있는 선택이다. han22jin@naver.com
유현식
이가자뷰티아카데미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