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철, '백의종군' 선언 뉴질랜드 행...문 대통령 마지막 만찬서 '눈물'

2017-05-16 09:53:25

사진=네이버 인물검색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알려진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자신의 거취에 대해 '백의종군'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양 전 비서관은 특별한 공직을 맡지 않더라도 국내에 머물 경우 '비선 실세' 논란이 제기될 것을 우려해 조만간 뉴질랜드로 출국해 장기간 외국에 체류할 것으로 전해졌다.
 
양 비서관은 16일 지인들에게  '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문자를 보냈다.
 
양 전 비서관은 "그분과의 눈물 나는 지난 시간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고 이제 저는 퇴장한다"고 밝혔다.
 
그는 "새 정부가 원활하게 출범할 수 있는 틀이 짜일 때까지만 소임을 다 하면 제발 면탈시켜 달라는 청을 처음부터 드렸다"며 "머나먼 항해는 끝났다. 비워야 채워지고, 곁을 내줘야 새 사람이 오는 세상 이치에 순응하고자 한다. 그분이 정권교체를 이뤄주신 것으로 제 꿈은 달성된 것이기에 이제 여한이 없다"고 발했다.
 
그는 또 "정권교체를 갈구했지 권력을 탐하지 않았고, 좋은 사람을 찾아 헤맸지 자리를 탐하지 않았다"며 "비선이 아니라 묵묵히 도왔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의 퇴장을 끝으로, 패권이니 친문·친노 프레임이니 삼철이니 하는 낡은 언어도 거둬주시기 바란다"며 "멀리서 그분을 응원하는 여러 시민 중 한 사람으로 그저 조용히 지낼 것이다. 잊혀질 권리를 허락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문재인 대통령님을 잘 부탁드린다. 그동안 감사했다"며 끝을 맺었다.
 
양 전 비서관의 거취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던 문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 관저로 양 전 비서관을 불러 만찬을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양 전 비서관의 의지를 거듭 확인하고 그의 뜻을 존중하겠다고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문 대통령은 양 전 비서관의 간곡한 요청을 수락하면서 눈물까지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 비서관은 이번 대선 기간중 선대위 후보 비서실 부실장 맡았다. 그는 문 대통령이 대선도전을 준비할 때부터 "정권교체에 성공하면 나의 소임은 거기까지다. 어떤 자리도 맡지 않고 물러나 있겠다"는 뜻을 밝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덕 기자 orikimj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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