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진 팔로 두 골’ 손흥민에 놀라움과 안타까움 교차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2020-02-19 19:39:41

토트넘 손흥민이 지난 17일 영국 버밍엄의 빌라 파크에서 열린 2019-20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 애스턴 빌라와 경기 도중 상대 수비수와 충돌해 넘어지자 팀 닥터가 살펴보고 있다. 경기 후 정밀진단 결과 오른팔 골절 부상이 확인됐다. AFP연합뉴스 토트넘 손흥민이 지난 17일 영국 버밍엄의 빌라 파크에서 열린 2019-20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 애스턴 빌라와 경기 도중 상대 수비수와 충돌해 넘어지자 팀 닥터가 살펴보고 있다. 경기 후 정밀진단 결과 오른팔 골절 부상이 확인됐다. AFP연합뉴스

“부러진 팔로 두 골이나….” “왜 계속 뛰게 했나?”

손흥민이 오른팔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는 상황에 직면하자, 팬들 사이에 놀라움과 안타까움이 교차하고 있다.

토트넘 홋스퍼는 18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이 지난 일요일 애스턴 빌라와 경기 도중 오른쪽 팔이 부러져 이번 주에 수술받게 됐다”라며 “수술이 끝나면 재활 때문에 한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라고 발표했다. 구단 측은 “최대 8주가량 결장”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조제 모리뉴 토트넘 감독은 “이번 시즌 다시 뛸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며 최악의 경우 시즌 아웃 가능성까지 내다봤다.


애스턴 빌라전서 오른팔 골절

이번 주 수술, 최대 8주 결장

모리뉴 “시즌 복귀 확신 못 해”


팬들 “왜 뛰게 했나” 구단 성토


케인 이어 손 결장 토트넘 ‘비상’

월드컵 예선전 앞둔 벤투호도


손흥민은 지난 17일 애스턴 빌라와 2019-2020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전·후반 추가 시간 두 골을 터뜨리며 토트넘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골로 손흥민은 프로 데뷔 이후 첫 5경기 연속 골을 기록했고, 아시아 선수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50골을 돌파하는 위업을 이뤘다.

하지만 이 경기 전반전 시작 후 50초께 델리 알리의 패스를 받아 역습에 나서는 순간 애스턴 빌라 수비수 애즈리 콘사와 강하게 충돌하며 넘어졌다. 이 과정에서 오른팔로 땅을 짚다 쓰러져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팀 닥터의 진단을 받고 경기를 풀타임으로 소화한 손흥민은 멀티 골을 터뜨리며 맹활약했지만, 경기 내내 오른팔이 불편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정밀진단 결과 골절로 확인됐다.

손흥민의 수술 소식에 토트넘 팬들은 SNS상에서 “손흥민이 울고 우리도 운다” “제발 꿈이라고 말해 줘”라며 걱정과 우려를 나타냈다. 또 부상을 이겨 낸 그의 투혼에 대해 “그런 몸으로 저렇게 활약한 거야”라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왜 계속 뛰게 했는가”라며 구단을 성토하는 팬도 있었고, 다른 한 팬은 토트넘의 부족한 공격수 보강에 대해 “토비 알더베이럴트를 공격수로 기용하자! 결정력 끝내준다”라며 그의 자책골을 비꼬기도 했다.

손흥민을 상대했던 애스턴 빌라 팬들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영국 매체 ‘버밍엄 라이브’는 “손흥민이 부러진 팔로 우리에게 최고 기량을 선보였다” “팔이 부러진 상태에서 두 골을 넣었다는 사실이 더 기분이 안 좋다”며 다양한 의견을 드러냈다.


토트넘 손흥민이 아픈 팔을 잡고 고통을 참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토트넘 손흥민이 아픈 팔을 잡고 고통을 참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손흥민의 결장은 당장 토트넘에 치명타가 될 전망이다. 토트넘은 20일 RB 라이프치히를 상대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 이어 22일엔 첼시와 리그전을 앞두고 있다. 리그 4위 첼시와의 경기는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의 분수령이 될 일전이다.

중요한 두 경기를 포함해 토트넘은 약 두 달 동안 가장 믿을 만한 공격수 없이 시즌을 치러야 한다. 루카스 모우라와 스테븐 베르흐베인, 델리 알리 등이 나서겠지만 해결사 능력에선 손흥민에게 미치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모리뉴 감독도 라이프치히와 결전에 앞서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4층 발코니를 붙들고 있는 상황”이라며 “공격수도 없고, 선수도 없다. 우리를 도울 수 있는 것 팬과 관중”이라며 힘든 현실에 대해 다소 허탈한 심정을 토로했다.

월드컵 예선을 앞둔 한국 대표팀에게도 ‘손흥민의 부상’은 악재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내달 26일과 31일 각각 투르크메니스탄, 스리랑카와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치를 예정이다. 비록 한국보다 한 수 아래 상대들이지만 거의 매 경기 팀을 이끌었던 손흥민 없이 경기에 나서는 건 부담이 될 전망이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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