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부산' 선언했던 YK스틸, 2024년까지 당진으로 옮긴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2022-07-12 10:18:55

부산 사하구에 위치한 YK스틸. 부산일보DB 부산 사하구에 위치한 YK스틸. 부산일보DB

뒤늦게 들어선 주변 아파트 단지의 민원에 '탈부산'을 선언했던 YK스틸이 2024년까지 본사와 공장을 충남 당진으로 옮기기로 확정했다. 2020년 충남도, 당진시와 투자업무협약을 체결한 지 2년 만이다.

12일 당진시 등에 따르면, YK스틸과 당진시는 11일 당진시청에서 3000억 원 규모의 투자유치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서 YK스틸은 부산 사하구에 있는 본사와 공장을 2024년까지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 내 15만 7296㎡ 부지로 신축 이전하고, 신규 직원 중 30% 이상을 지역인재로 채용키로 했다.

YK스틸은 앞서 2020년부터 당진시와 업무협약(부산일보 2020년 11월 13일자 보도)을 맺고 당진으로의 사업장 이전을 추진해 왔다. YK스틸이 부산을 떠나기로 결심한 것은 사하구에 위치한 부산공장 주변으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다. '굴러온 돌'인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소음, 분진, 악취 피해 등 각종 민원을 제기하자 정작 '박힌 돌'인 YK스틸이 손을 든 것이다.

당시 YK스틸 인근 6개 단지 약 3700세대의 주민들이 사하구청에 접수한 민원만 연간 300건이 넘었다. 아파트가 들어서기 이전부터 공장을 운영해 온 YK스틸로서는 다소 억울한 부분도 있었지만, 주변 환경 때문에 사업을 확장하기에 어려움도 컸다. 이에 YK스틸을 사업장 이전을 추진했고, 그 대안으로 당진시가 선택됐다. 당진의 선문산단 내 철근단지가 형성돼 있어 민원으로부터 자유롭다는 것도 선택의 큰 이유였다.

당초 YK스틸은 2023년까지 사업장을 당진으로 옮길 계획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발발 등 여러 요인들로 일정이 다소 미뤄졌고, 지난 11일 또 한 번의 투자유치 협약을 통해 2024년까지 본사와 공장 이전을 확정했다.

YK스틸의 '탈부산'은 예정된 일이었지만 이번 협약으로 그 일정이 구체화되면서 지역경제계도 들썩이고 있다. 현재 350명에 달하는 직원의 상당수가 당진으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일부 협력업체마저 함께 이전할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YK스틸 측은 협력사 중 20~30%가 함께 이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YK스틸의 예상대로라면 100개 사에 가까운 규모다.

YK스틸 경영지원본부장 김영태 상무는 "2000년 전후 공장 주변에 아파트 허가가 이뤄진 후부터 늘어나는 민원을 해소할 방안이 없어 부산을 떠나기로 한 것"이라며 "이런 이유로 기업들이 부산을 떠나게 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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