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즌2' 우려에 러시아와 대치 중인 유럽 '경악'

바이든 토론 졸전에 영국, 프랑스 등 깊은 우려
트럼프 국수주의적 행보에 극우세력 반응 전망
러시아 위협 불구 든든한 군사 우방 상실 가능성
현지 언론들 일제히 "트럼프 재집권 대비해야"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2024-06-29 16:48:41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러신에서 열린 유세에서 슬로건인 ‘마가(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모자를 쓰고 자신 있는 몸짓으로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 자리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불법 이민자 정책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러신에서 열린 유세에서 슬로건인 ‘마가(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모자를 쓰고 자신 있는 몸짓으로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 자리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불법 이민자 정책에 대해 "전 세계에 불법입국을 보상한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TV 토론에서 졸전을 벌이자 유럽 동맹국이 충격에 빠졌다.

유럽의 전현직 지도자와 고위 정치인들은 미국 민주당에 바이든 대통령 대신 다른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는 요구를 했다.

유럽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에 대비해야 한다는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바이든 대통령이 토론에서 무기력하고 두서없는 모습을 보이며 고전하자 유럽 주류 정치권 전반에서 절망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전했다.

벨기에 총리를 지낸 기 베르호프스타트 유럽의회 의원은 SNS에 "미국의 민주주의는 노인 지배에 의해 우리 눈앞에서 죽었다"고 적었다.

마테오 렌치 전 이탈리아 총리는 “조 바이든은 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렌치 전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에 명예롭게 봉사했다고, 불명예스러운 결말을 맞이해서는 안 되는 사람이다. 후보를 바꾸는 것은 모두를 위한 의무”라고 강조했다.

독일 자유민주당(FDP) 소속 유럽의회 의원인 마리아그네스 슈트라크-침머만은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강력한 후보를 내지 못해 트럼프 같은 사람이 다시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전 세계가 느낄 역사적 비극”이라고 말했다.

유럽 정치권에서 이 같이 침통한 반응이 나오는 것은 트럼프의 파격적인 동맹관 때문이다.

트럼프는 전 대통령은 전통적인 동맹을 경시하고 실용적이고 국수적인 행보를 걸어왔다.

그런 트럼프가 재집권에 성공해 시즌2가 펼쳐질 경우 당장 눈앞에 다가온 러시아의 위협에 함께 맞설 군사 우방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무슬림 이민사회와 갈등을 빚어온 유럽은 최근 유럽의회 선거 등에서 보이듯 극우 수준의 우파 포퓰리즘 세력이 약진하고 있다.

트럼프의 집권이 이민사회에 배타적인 이들 우파 정치 세력의 행보에 기폭제가 될 수도 있어 현지에서는 걱정이 깊다.

유럽 싱크탱크 유럽외교협의회(ECFR)의 공동의장을 맡고 있는 칼 빌트 전 스웨덴 총리는 "유럽의 포퓰리스트 세력이 트럼프 행정부와 특별한 유대 관계를 수립하는 것이 국제 관계의 상수로 부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 언론들도 “바이든 대통령이 약해 보였다”고 보도했다.

좌파 성향의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바이든은 두서없고 트럼프는 병적이었다. 최악의 대선 토론으로 미국은 슬픈 밤을 보냈다”고 전했다.

바이드과 트럼프의 첫 토론 격돌은 미국과 대립하고 있는 러시아와 중국 언론들도 주목했다.

채널원 등 러시아 주요 방송사들은 토론 이전부터 바이든 대통령이 장시간 토론을 버텨내기 힘들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았다.

중국 언론들은 토론 자체를 깎아내리는 분위기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토론을 두고 "리얼리티 쇼 같다"고 평했고 신화통신은 "인신공격이 잦았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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