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의 숨은 보석, 공개하다

어컴퍼니 갤러리 ‘컴퍼니’ 전
5인 작가 작품, 15일까지 진행
올해 대표 전시 미리 엿보기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2025-03-09 12:13:31

배규무 ‘방황을 담아’. 어컴퍼니 갤러리 제공 배규무 ‘방황을 담아’. 어컴퍼니 갤러리 제공

의미 있는 메시지, 고유한 표현법을 가진 현대 미술 작가를 소개해 미술 팬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부산 어컴퍼니 갤러리가 올해 첫 전시로 ‘어컴퍼니 컴퍼니’를 열고 있다. 한국의 김이수, 배규무, 이샛별, 유혜숙, 프랑스의 프레데릭 루시앙 작가 등 5명이 참여하는 이번 전시는 흔히 열리는 갤러리 전속 작가전 혹은 협력 작가전과는 다른 매력이 넘친다.

올해 어컴퍼니 갤러리와 새롭게 인연을 맺는 작가들이 참여했으며, 올해 여기서 개인전을 예정하고 있는 작가도 있다. 재미있는 점은 기존 갤러리 단체전에 주로 사용하는 ‘FRIEND(친구)’라는 말 대신 ‘컴퍼니(동료, 일행, 단체, 회사, 함께 함)’라는 단어를 제목으로 사용했다는 사실이다.

어컴퍼니 갤러리 장지영 대표는 40대 중반이지만 미술 현장의 경험이 20년이 넘을 정도로 어느새 경력이 쌓였다. 갤러리 큐레이터뿐만 아니라 큰 미술 행사 예술 감독으로도 일했고, 유럽을 자주 오가며 현지 유명 작가들과 관계도 두텁다.

이번 전시는 결국 작품 보는 눈이 남다른 장 대표가 새롭게 선택한 작가들을 선보이는 자리인 셈이다. 어컴퍼니 갤러리의 새로운 ‘컴퍼니’에 대한 기대감이 큰 이유이기도 하다.

김이수 ‘Inframince-Landscape’. 어컴퍼니 갤러리 제공 김이수 ‘Inframince-Landscape’. 어컴퍼니 갤러리 제공

김이수 ‘Inframince-Landscape’. 어컴퍼니 갤러리 제공 김이수 ‘Inframince-Landscape’. 어컴퍼니 갤러리 제공

배규무 ‘납작한 풍경’, 어컴퍼니 갤러리 제공 배규무 ‘납작한 풍경’, 어컴퍼니 갤러리 제공

지난해 12월 어컴퍼니가 연 여성 추상미술가 전시에 참여해 좋은 반응을 얻었던 김이수 작가. 김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형광 낚싯줄을 이용한 작품을 선보인다. 얇은 형광 낚싯줄의 간격을 조정하고 수십 차례 일정한 방향으로 겹쳐 미세한 그러데이션을 만든 후, 반투명 아크릴로 전면을 흐릿하게 가려 내부의 재료를 예측할 수 없게 하였다. 단색화와 비슷한 느낌이 있지만, 작가가 만든 고유한 설치를 통해 보이지 않는 감각을 표현했다는 특징이 있다.

배규무 작가는 생명체들 간의 생존과 상호작용을 탐구하는 작업을 선보였다. 예전 초등학교 교실 게시판으로 사용했던 펠트 천에 오일 파스텔로 강렬한 이미지를 그린다. 식물, 사람, 벌레가 주로 등장해 서로 상처주고 회복하며 살아가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크레용 같은 질감의 오일파스텔이 펠트에 스며들지 않고 쌓이는 특성이 있어 기존 캔버스 그림과 확연히 다른 매력이 있다.


유혜숙 ‘K250202’. 어컴퍼니 갤러리 제공 유혜숙 ‘K250202’. 어컴퍼니 갤러리 제공

이샛별 ‘휴먼 그린 휴 4’. 어컴퍼니 갤러리 제공 이샛별 ‘휴먼 그린 휴 4’. 어컴퍼니 갤러리 제공

이샛별 ‘휴먼 그린 휴 44’. 어컴퍼니 갤러리 제공 이샛별 ‘휴먼 그린 휴 44’. 어컴퍼니 갤러리 제공

프레데릭 루시앙 ‘Feuiller’. 어컴퍼니 갤러리 제공 프레데릭 루시앙 ‘Feuiller’. 어컴퍼니 갤러리 제공

60대 재불 작가 유혜숙은 추상적인 조형미가 돋보이는 작품을 내놓았다. 캔버스에 반복적인 붓질로 여러 층을 쌓아 깊고 투명한 공간감과 강한 에너지를 느끼게 한다. 유 작가는 9월경 어컴퍼니에서 개인전이 예정돼 있다.

이샛별 작가는 녹색 물감만 사용해 인물화를 그렸다. 작가에게 녹색은 자연의 색이 아니라, 욕망과 자본에 의해 변질된 색으로 해석된다. 인터넷에서 수집한 인물 이미지를 조합해 일부러 비현실적이고 어색한 초상을 만들었다. 인물들의 눈을 흐리게 하거나, 얼굴과 손의 크기 혹은 위치를 어색하게 그려 정체성의 문제를 제기한다.

프랑스 작가, 프레데릭 루시앙은 조각, 회화, 드로잉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두각을 드러내고있다. 식물, 신체, 풍경 등 자연적 요소를 관찰한 후, 점차 그 형태를 추상적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작가로 유명하다. 도자기, 금속, 종이 등 여러 소재를 사용해 형태를 변모시키고 시각적인 효과를 잘 활용한다. 프랑스의 여러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 정도로 인정받았고, 21일부터 어컴퍼니 갤러리에서 한국 첫 개인전을 열 계획이다.

어컴퍼니 갤러리의 컴퍼니 전시는 15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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