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 | 2025-11-09 18:07:11
부산아이파크 선수들이 지난 2일 인천에서 열린 인천유나이티드전에서 비긴 뒤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 부산아이파크가 K리그1 승강 플레이오프(PO) 진출에 실패했다. 내년에도 K리그2에서 시즌을 보내야 하는 부산으로서는 2부리그 생활만 무려 10시즌째 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부산은 지난 8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5 38라운드 충남 아산과의 경기에서 0-3으로 완패했다. 이 경기는 부산의 정규리그 홈 마지막 경기였다. 부산은 아산전을 잡고 시즌 최종전인 성남FC와의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운이 따른다면 PO 진출도 가능하리라 봤다. 하지만 부산은 이날 경기에서 완패하면서 PO 진출이 좌절됐다.
이로써 부산은 내년에도 2부리그에 남게 됐고, 2013년 승강제 도입 후 K리그2에서의 10번째 시즌을 보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축구 명가’ 자존심 회복은커녕 이제는 2부리그가 더 익숙한 팀으로 전락한 셈이다.
2020시즌 이후 5년 연속 2부리그에 남아 있던 부산은 올 시즌을 앞두고 ‘승부사’ 조성환 감독에게 팀을 맡기며 승격에 기대를 걸었다. 조 감독은 지난 시즌까지 팀의 공격을 이끌었던 페신을 제외하고는 모든 외국인 선수를 교체했고, 수비와 미더필드 보강을 위해 대대적인 리빌딩 작업에 나섰다.
페신-곤잘로-빌레로 등 외국인 선수 3인방을 앞세운 부산은 시즌 초반 4연승을 기록하는 등 리그 3위까지 치고 올라가며 승격 가능성을 높였다. 하지만 6월 들어 주전 선수들의 부상과 체력 저하 등이 나타나면서 침체의 늪에 빠지기 시작했다. 전력을 가다듬은 부산은 8~9월 반전을 보이며 PO 진출 가능권이 5위를 유지했지만, 반드시 잡아야 할 경기에서 승리를 가져오지 못하면서 상위권 진입에 실패했다. 조 감독도 이 부분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조 감독은 “5~6경기 못 이겼던 상황이 있었다. 위기 관리 과정에서 반복된 실수를 했고, 후회도 남는다. 팀이 잘 되려면 연승을 이어가야 하고, 연패나 무승이 길어지면 안 되는데 뜻대로 되지 않아 힘들었다”고 밝혔다.
경기를 지배하고도 골 결정력 부족으로 승리를 가져가지 못한 경우가 허다했다. 득점 루트가 단순한 탓이었다. 부산은 최종전을 남긴 현재 팀 득점이 46점(리그 8위)이다. 득점 현황을 보면 페신(12득점), 곤잘로(7득점), 빌레로(6득점), 사비에르(3득점) 등 외국인 선수의 득점이 절반을 넘는다. 윤민호, 백가온, 전성진 등이 국내 선수로는 가장 많은 3골씩을 넣었다.
선수단 운영에도 불운이 찾아왔다. 북한 국가대표 출신인 리영직을 데려오기 위해 팀의 핵심 미드필더인 임민혁을 안양에 내주는 트레이드를 감행했지만, 리영직이 두 경기 만에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면서 전력에 큰 차질을 빚었다.
올 시즌에도 ‘안방 부진’을 넘어서지 못한 것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부산은 올 시즌 원정에서는 8승6무4패로 리그 5위에 올랐지만, 홈 경기에서는 6승7무7패로 9위에 처져 있다. 지난해 원정 1위, 홈 9위에 비하면 다소 나아지긴 했지만, 홈 팬들 입장에서는 홈 승리가 더 간절하다.
조 감독은 K리그1 승격 실패를 자신에게 돌렸다. 그는 “이번 시즌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신 팬들께 감사드린다. 죄송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수 없다. 승격이라는 목표를 겨울부터 준비했지만, 제가 많이 부족했다”면서 “팬들의 목소리를 가슴 깊이 새기겠다. 분골쇄신해 팬들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는 다음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