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간 배우와 연출가, 제작자로 활동한 1세대 연극배우 윤석화 씨가 영면에 들었다.
한국연극배우협회 등에 따르면 21일 오전 8시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고 윤석화의 영결식이 엄수됐다. 고인은 뇌종양으로 투병해 오다 지난 19일 오전 유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2022년 7월 연극 ‘햄릿’ 출연 이후 악성 뇌종양 수술을 받고 치료를 이어왔으며, 2023년 연극 ‘토카타’에 5분 가량 우정 출연한 것이 마지막 무대가 됐다.
윤석화는 1956년 서울에서 태어나 1975년 연극 ‘꿀맛’으로 데뷔했다. 이후 ‘신의 아그네스’ ‘햄릿’ ‘딸에게 보내는 편지’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연극계에서 보기 드문 대중적 인지도를 얻은 배우로 활약했다. 선배 배우 박정자, 손숙과 함께 연극계를 대표하는 ‘여배우 트로이카’로 불렸다. 연극 외에도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 ‘명성황후’와 드라마 ‘우리가 만난 기적’ 등에 출연하며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했다. 2000년대 이후엔 뮤지컬 ‘토요일 밤의 열기’와 연극 ‘마스터클래스’ 등을 직접 연출 및 제작했다. 1994년 종합엔터테인먼트사 돌꽃컴퍼니를 설립해 만화영화 ‘홍길동 95’를 제작했다.1999년에는 경영난을 겪던 공연예술계 월간지 객석을 인수해 발행인으로 활동했다.
국내 광고를 휩쓸기도 했다. 특히 1990년 커피 CF에 출연해 대사 ‘저도 알고 보면 부드러운 여자예요’를 유행시켰고, 아이스크림 광고 등 CF 주제곡을 직접 부르기도 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고 윤석화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문화훈장 추서를 추진하고 있다. 문체부는 “배우 활동과 함께 연출가, 극장 운영자, 연극인 복지 활동 등을 통해 한국 공연예술계 발전에 기여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문화훈장 등급은 공적 심사를 거쳐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