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 2026-06-17 20:35:00
지난해 8월 이후 김해공항에 등록한 항공기의 수가 크게 늘었다. 부산 강서구청의 ‘항공기 등록 지원사업’ 영향이다. 주요 항공사가 김해공항에 새 항공기를 등록하면서 강서구의 세수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김해공항 등록 항공기가 김해공항에서 운항하지 않는 사례도 있어 가덕신공항 개항으로 수요, 노선 확대 등 인프라 구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국토교통부 항공기술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김해공항에 등록된 항공기는 총 43대(소형 항공기 2대 포함)다. 지난해 7월 김해공항 등록 항공기가 26대였던 사실을 감안하면 1년 만에 17대가 늘었다.
김해공항 등록 항공기 급증은 부산 강서구의 ‘항공기 정치장 등록 운영 지원사업’ 영향이다. 김해공항 등록 항공기는 2015년 34대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해 2025년 7월 26대까지 줄었다. 이에 대해 언론의 비판(부산일보 2025년 7월 23일 자 1면 등 보도)이 이어지고 정치권까지 나서자 부산 강서구는 2025년 8월 ‘김해공항 활성화를 위한 항공기 정비료 지원’ 방침을 밝혔다. 김해공항 등록 항공기에 부과되는 재산세의 50%를 정비료로 항공사에 지원한다는 내용이었다.
강서구가 정비료 지원에 나서자 국내 항공사들이 새 항공기를 잇따라 김해공항에 등록했다. 지난해 7월까지 김해공항 등록 항공기가 없었던 진에어는 5대의 항공기를 등록했다. 이스타항공과 티웨이항공(트리니티항공)도 각각 4대를 신규로 등록했다. 대한항공도 3대를 신규로 등록했고 에어부산도 등록 항공기가 1대 늘었다.
김해공항에는 특히 대형 항공기와 새 항공기(신조기)의 등록이 늘었다. 이스타항공의 경우 김해공항에 등록한 항공기 4대가 모두 ‘기령’(항공기 연령) ‘0년’인 신조기다. 트리니티항공도 4대 가운데 3대가 신조기이고, 진에어도 5대 가운데 2대가 신조기다. 대한항공은 최신 대형기인 B787-10 3대를 김해공항에 등록했다. B787-10은 좌석이 325석에 달한다.
김해공항에 신조기 등록이 늘어나면서 올해 강서구의 항공기 재산세 세수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강서구는 김해공항 등록 항공기 가운데 대형기 24대에 대해 2억 8167만 원을 정비료로 지원했다. 재산세의 50%를 정비료로 지원한 사실을 감안하면 재산세 세수는 5억 6334만 원 정도로 추정된다.
올해 강서구의 항공기 재산세 세수는 30억 원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세 과세 기준이 되는 행정안전부의 ‘시가표준액’ 자료에 따르면 김해공항에 가장 많이 등록된 B737-8(9대) 시리즈의 시가표준은 540억 원 안팎이다. 항공기 재산세 세율이 0.3%임을 감안하면 1대당 세수는 1억 6000만 원대로 예상된다. 최신형 항공기인 B787-10의 경우 시가표준액 자료에서 기준액이 제시되지 않은 상태다. 유사 기종과의 가격 차이를 감안해 1700억~1800억 원을 기준액으로 삼을 경우 1대당 5억~6억 원의 세수가 예상된다. 강서구가 항공기 재산세 세수의 절반을 각 항공사에 정비료로 지원하더라도 15억 원 이상이 남는다.
항공기 재산세 부과 기준일은 매년 6월 1일이다. 강서구청 관계자는 이와 관련 “아직 관련 시스템이 열리지 않아 정확한 세수 규모를 확인할 수 없다”면서 “2주 정도 지나면 올해 항공기 재산세 세수를 알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김해공항 등록 항공기가 실제 김해공항에서 운항하지 않는 사례도 있다. 항공기 추적 서비스인 ‘플라잇 레이더24’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김해공항에 등록한 대형 신조기 B787-10 3대(등록기호 HL8575~8577)는 지난 2주간 김해공항 노선을 운항하지 않았다. HL8575기 인천~대만, 하노이 등 근거리 노선과 인천~시애틀, 시드니 등 장거리 노선에서 운항했다. HL8576기 역시 인천~이스탄불, 시애틀 등 노선을 운항했다. HL8577기도 인천~오사카, 인천~샌프란시스코 등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장단거리 노선을 운항했다.
대한항공 측은 이에 대해 “(김해공항 등록 항공기의 운항 노선은) 노선별 수요 및 기재운영 효율성(항공기 연결), 승무원 운영, 공항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항공기 좌석을 모두 채울 정도로 수요가 많고, 단거리와 장거리 운항을 적절하게 섞을 수 있는 노선 연결 편의성이 높은 공항을 중심으로 운항한다는 설명이다. 장거리 운항이 많은 대형 항공기의 경우 유럽, 미주 노선 직항이 없는 김해공항에서는 운항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김해공항이 모항인 에어부산은 김해공항 공항을 중심으로 운항했으나 다른 항공사는 김해공항에서 운항하지 않는 항공기를 김해공항에 등록한 사례가 많았다. 향후 가덕신공항 건설로 24시간 운항이 가능해지고 중장거리 노선 개설로 수요가 확대되면 김해공항 등록 항공기 수 증가가 김해공항 중심 운항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때문에 대한항공 계열 통합LCC나 경쟁 LCC가 가덕신공항을 모항으로 삼아 지역 거점항공사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