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훈 기자 jch@busan.com | 2026-10-14 17:05:01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가 1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행안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권 내부에서 적격성을 두고 논란이 분분한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중수청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14일 열렸다. 예상대로 야당은 물론 일부 범여권 의원들도 김 후보자의 과거 검찰 재직 시절 사건 처리를 문제 삼으며 “비겁하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과거 여권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공개적으로 반대한 김 후보자는 이날 무소속 한동훈 의원을 ‘정치 검사’라고 규정하는 등 여권과 ‘코드’를 맞추려는 모습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이날 첫 질의에서 김 후보자가 과거 정진웅 전 부장검사 독직폭행 사건 기소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 “한동훈을 지키기 위해서 정치 검찰이 단합한 이 과정에서 후보자의 비겁한 선택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친문(친문재인)계인 윤 의원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과 관련해 김 후보자가 당시 기소에 반대하는 이의제기서를 제출하지 않은 데 대해서도 “지금 후보자가 보여주는 태도는 비겁하고 불의에 눈 감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직격했다.
김 후보자는 정 전 부장검사 기소 당시 결제했던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후 대검의 진상 조사에 협조했다고 답했고, 김 전 차관 사건과 관련해 기소됐다가 무죄가 확정된 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에 대한 입장을 묻자 “사과드릴 용의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를 둘러싼 여권 내부의 혼선을 지적하는 동시에 김 후보자의 소신 변화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여권 내 갈등에 대해 “대통령 인사권을 여당 인사들이 대놓고 흔들어대는 레임덕 현상이 벌어졌다”면서 “본질은 김지용이 ‘친윤(친윤석열)이냐, 비윤이냐’가 아니라 ‘너는 친명(친이재명)이냐, 반명이냐’였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김 후보자에 대해서도 “4년 전 대검 형사부장 재직 당시 검수완박에 반대하고 보완수사권 유지 필요성을 공개 주장했던 분이 검찰 해체로 태어난 조직의 수장이 되겠다고 나선 것을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자신이 과거 반대했던 여권의 검찰개혁 취지에 동의한다고 밝히는 등 여권의 입장에 적극 보조를 맞췄다. 김 후보자는 ‘검찰 조직이 개혁의 대상이냐’는 질문에 “여러 가지 폐해가 드러났다”면서 ‘1호 정치검사’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목하기도 했다. 또 한동훈 의원이 정치 검사에 포함되느냐는 물음에도 “부정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또 추미애 경기지사 등 여권 인사들이 자신을 겨냥해 ‘밀정’, ‘나치 전범’이라며 비난한 데 대해 “일부 모욕적 표현으로 생각하지만 중수청장이라는 자리의 무게감과 중요성 때문에 하신 말씀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며 자세를 낮췄다.
김 후보자는 중수청이 급하게 출범하면서 사건 처리 적체가 심사될 것이라는 우려와 관련, “(중수청 수사관은) 맡은 사건이 기소되는지, 기소돼서 유죄가 나는지 책임져야 한다”며 “책임 수사제를 강력하게 시행하고 이에 따른 상벌도 확실하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