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 | 2026-10-14 20:10:00
부산 중구 자갈치현대화시장 전경. 연합뉴스
20년 동안 이어진 부산 중구 자갈치현대화시장 무상 사용 계약 기간이 다음 달 30일 종료(부산일보 지난 2월 12일 자 8면 보도)되지만, 아직도 기존 상인들의 수의계약 재입점 자격 여부를 규정할 세부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운영권을 두고서도 상인회와 마찰이 예상돼 유상 전환 시점에 맞춰 시장 운영을 정상화하는 데 난항이 우려된다.
부산시는 이달 중 자갈치현대화시장 상인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는 것이 목표라고 12일 밝혔다. 해당 설명회는 상인들에게 점포 유상 사용을 허가하는 방법과 시기 등을 공지하기 위한 자리다. 설명회를 열기 위해서는 먼저 사용 허가 방법과 구체적 시기를 확정해야 한다. 당장 오는 12월 1일부터 유상 전환이 시작되지만, 시는 아직 이 내용을 결정하지 못했다.
상인들이 요구하는 사안은 크게 2가지다. 현재 자갈치현대화시장을 운영하고 있는 (사)부산어패류처리조합이 무상 사용 기간 종료 후에도 시장 운영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과 상인들이 기존에 영업하고 있는 점포에서 그대로 장사를 할 수 있게 수의계약을 통해 사용 허가를 내 달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부산시는 무상 사용 종료 후 시장 운영을 부산시설공단에 위탁할 방침이라고 선을 그었다. 계약에 따라 다음 달 30일이 지나면 운영권이 조합에서 부산시로 이관된다.
다만, 부산시는 점포 입점 방식에 대해서는 상인들의 요구대로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공유재산법에 따라 상인들은 일반 입찰을 거쳐 사용 허가를 받는 것이 원칙이지만, 조례를 통해 기준을 마련할 경우 수의계약을 통해 사용 허가를 받을 수도 있다. 지난 7월 부산시의회 강주택(중구) 의원이 발의한 ‘자갈치시장 관리 및 운영에 관한 조례’가 제정되면서 법적 근거는 마련된 상태다.
다만 이 조례는 기준을 큰 틀에서 기준을 제시할 뿐 요건을 갖춘 대상자는 부산시가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 조례는 ‘해당 수산물 판매시설을 직접 운영 중인 자로서 자갈치시장의 건립 목적에 부합하는 경우’와 ‘수산물 지역 특화시장으로서의 전통성 및 시장 기능의 유지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는 조건에 모두 부합할 경우 수의계약을 통해 사용 허가를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한다. 시는 요건 해석 기준을 논의 중인데, 이 과정에서 상인들과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상인들과 사용료 액수를 합의하는 것 역시 넘어야 할 큰 산이다. 사용료는 공유재산법에 근거해 산정되는데, 부산시에 따르면 주변 시세보다는 더 저렴할 전망이다. 다만 구체적인 액수는 아직 산출되지 않았다.
부산시는 다음 달 말까지 시장 유상 운영을 위한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부산시 수산진흥과 관계자는 “무상 사용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 공유재산법에 따라 부산시가 시장을 유상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며 “상인들 입장을 고려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자갈치현대화시장은 중구 자갈치해안로 52 일원에 2006년 지어진 지하 2층~지상 7층 규모 현대식 복합 수산시장이다. 노후화된 자갈치시장을 대체하기 위해 시가 일대 상인들과 협의를 거쳐 407억 원을 들여 지었다. 당시 조합이 건축비 중 100억 원가량을 기부채납하면서 공유재산법에 따라 20년간 무상 사용해 왔다. 이달 기준 해당 건물에는 총 297개 점포가 입점해 영업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