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한국대사관의 A 참사관이 칠레 학생들에 이어 현지 학교에 근무하는 칠레인 한국어 교사들까지 성추행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더불어 케이팝(K-POP) 공연 티켓을 뒤로 빼돌려 암표 장사를 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20일 오전(한국시간) 교환학생으로 칠레 마울레시 탈카 지역에서 머무른 적이 있던 유학생 A씨의 증언에 따르면 A 참사관이 해당 지역의 C초등학교를 정기적으로 후원하며, 이 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칠레인 교사들을 지속적으로 성추행 해왔다고 주장했다.
A씨는 칠레 중부에 해당하는 이 지역에 머무르던 당시 복수의 칠레인 한국어 교사들과 친분을 유지해 왔으며, 그들이 A 참사관으로부터 당한 성추행에 대한 이야기를 자신에게 털어놨다고 밝혔다.
A씨는 "A 참사관이 거기서 일하던 선생님한테도 오빠라고 부르라고 한다든지 호텔로 오라고 한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A씨는 그와 같은 말을 전해 듣고 신고를 할까 했지만 A 참사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여성들이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아 했으며, 입증할 만한 증거도 마련해놓지 않아 단념했다고.
A 참사관이 칠레에 체류 중인 한국인 교환학생에게도 지속적인 추행을 해왔다는 증언도 나왔다.
칠레 산티아고 시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민박집을 운영하는 B씨에 따르면 "칠레에 교환학생으로 온 한 학생(한국인)이 수도 산티아고에서 1시간30분 거리에 위치한 학교 근처에 살고 있었는데, A 참사관이 그 학생의 집에 찾아가려 해 학생이 매우 곤란해 한 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뿐만 아니라 현지 교민들 사이에는 A 참사관이 케이팝(K-POP) 공연 티켓을 뒤로 빼돌려 암표 장사를 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산티아고 시에서 거주하는 교민 C씨에 의하면 "케이팝 공연이 늘 영사관과 함께 하는 이벤트로 진행됐고, A 참사관이 해당 업무의 담당자였다"며 "교민들 사이에 A 참사관이 티켓을 뒤로 빼돌려 따로 돈을 챙겼다는 소문이 공공연하게 돌고 있다"고 말했다.
A 참사관의 성추행 전력은 칠레의 한 방송사 '채널13(Canal13)'의 고발 프로그램 '엔 수 프로피아 트람파(En Su Propia Trampa, 자신의 덫의 걸리다)'를 통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해당 프로그램에서 A참사관은 미성년자인 여학생에게 강제로 입을 맞추는 등 눈살을 찌푸리는 행동을 서슴없이 행했다.
A 참사관은 외교부에 의해 소환조치 돼 20일 오전 귀국했다. 외교부는 A 참사관을 조사한 뒤 '무관용' 원칙에 따라 형사 고발과 중징계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견희 기자 kh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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