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완 감독이 영화 '군함도'와 관련된 일본 기자의 민감한 질문에 소신 있는 발언을 했다.
류 감독은 15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열린 영화 '군함도'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나 역시 한일 관계가 잘 풀려나가기를 바라는 사람이지만, 짚고 넘어갈 건 넘어가고 해결해야 할 문제도 해결해야 된다"고 말했다.
'군함도'는 일제 강점기 군함도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군함도는 19세기 후반부터 1950-60년대까지 미쓰비시 사의 탄광 사업으로 번영을 누린 곳이 지만, 그 이면에는 강제 징용돼 끌려온 조선인의 희생이 감춰져 있다. 하지만 일본은 이러한 과거는 지우고 군함도를 근대화와 산업혁명의 상징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했다.
이에 '군함도'의 개봉 사실은 일본 내에서도 많은 관심을 모았다. 이날 현장에 참석한 일본 아사히 신문의 기자는 류 감독에게 '군함도'의 실화 비중과 영화의 흥행이 추후 한일 관계에 끼칠 수 있는 영향을 물었다.
류 감독은 "그런 부분을 정확히 몇 프로라고 말할 순 없겠지만, 많은 조선인이 자신의 의도와 다르게 강제 징집된 것은 사실이다"고 했다. 류 감독은 한일 관계에 대해 "경우와 이치에 맞게 풀어나가야 하지 않겠나 , 우리가 무슨 갑을관계는 아니지 않느냐"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군함도'는 민족주의 적인 측면이나 소위 말하는 '국뽕'에 치중한 작품이 아니다"며 "사람이 사람에게 느끼는 인간적인 감정을 비롯해 본질적으로는 인간과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또 전쟁이 인간을 얼마나 괴물로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또 "영화가 개봉하고 나면 현재 한일 관계에서 생기는 우려들은 사라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상록 기자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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