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투표용지 예산 145억 받고도 절반만 집행…“부족 사태 자초”

선관위, 145억 편성받고 56.5%만 집행
부산 46.6%…7개 시도 평균 밑돌아
송언석 "주먹구구 예산이 부른 인재"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2026-06-17 11:15:15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모습. 연합뉴스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모습.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용지 인쇄 예산을 충분히 확보해 놓고도 실제 투표용지는 적게 인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선관위의 부실한 예산 집행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경북 김천)이 중앙선관위로부터 제출받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인쇄 예산 편성·집행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선관위는 전국 지자체들로부터 투표용지 인쇄 예산을 선거인수의 110% 수준을 기준으로 총 145억 1957만 원을 편성받았다. 그러나 편성액의 56.5% 수준인 82억 498만 원만 집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확보한 예산에 비해 실제 집행액은 현저히 적은 셈이다.

지역별로는 울산의 투표용지 인쇄 예산 집행률이 90.3%로 가장 높았다. 반면 서울(55.0%), 경기(55.1%), 광주(48.4%), 인천(48.2%), 부산(46.6%), 대구(36.8%), 세종(27.2%)은 전국 평균 집행률에도 미치지 못했다.

또 송 의원은 투표용지 인쇄 관련 집행액을 예산 편성 당시 인쇄단가 기준으로 역산한 결과, 실제 인쇄매수보다 훨씬 많은 물량을 인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서울 송파구의 경우 구청장 선거 투표용지 인쇄 예산으로 1272만 원을 집행했다. 이를 예산 편성 당시 적용한 인쇄단가(장당 30원)로 역산하면 약 42만 4200장을 인쇄할 수 있는 규모다. 송파구 선거인수 56만 5368명의 약 75%에 달하는 투표용지 물량이다. 하지만 송파구 선관위는 투표용지 인쇄단가를 편성 당시 단가(장당 30원)보다 높은 장당 45원으로 적용해 총 28만 800장을 인쇄하도록 계약했다. 예산 편성 당시 단가보다 50% 비싸게 계약한 셈이다.

송언석 의원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선관위의 주먹구구식 예산 편성과 부실한 집행이 빚어낸 인재(人災)”라며 “충분한 예산을 확보해 놓고도 인쇄 물량은 임의로 축소하고, 지역별로 계약 단가와 집행 내역마저 들쭉날쭉한 것으로 확인된 만큼 계약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정조사와 특검을 통해 투표용지 인쇄기준 축소 결정 과정은 물론 예산 편성·집행, 계약 체결 전반에 위법 또는 부당한 사항이 없었는지 국민 앞에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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