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 2026-07-09 11:14:54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 주자들의 공식 출마 선언이 속속 이어지며 8·17 전당대회 대진표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왼쪽부터 목포 동부시장을 방문한 김민석 전 총리,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정청래 전 대표, 당사에서 출마 선언을 한 송영길 의원,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 선언을 한 고민정 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에서 선호투표제로 당대표를 선출하는 방안을 두고 계파 간 신경전이 지속되고 있다. 친청(친 정청래)계는 “당헌·당규 위반”이라고 거세게 반발했고, 친명(친 이재명)계는 “사표를 줄일 수 있다”고 반응하는 등 유불리에 따라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9일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에서 당대표 선거에 선호투표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두고 재논의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전날 심야 긴급최고위원회의를 열어 토론을 벌였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전준위는 당대표 선거에서 선호투표로 당선자를 가리기로 결정했다. 과반 득표자가 없을 때 상위 2인을 두고 재투표를 하려면 날짜와 장소를 다시 정해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호투표는 유권자가 후보들 선호도에 따라 1·2·3순위 등으로 한 번에 명기하는 방식이다. 1순위 득표가 과반인 후보는 당선자로 확정되고, 과반이 나오지 않으면 상위 2인을 제외한 후보들이 탈락하게 된다. 이후 탈락 후보를 1순위로 투표한 유권자의 2순위 선택을 합산해 당선자를 가리게 된다.
일각에서는 선호투표가 친명계 후보들에 유리한 방식이란 주장이 나온다. 친명계로 꼽히는 김민석 전 국무총리와 송영길 전 대표 지지자들이 2순위로 정청래 전 대표를 선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 주자들의 공식 출마 선언이 속속 이어지며 8·17 전당대회 대진표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왼쪽부터 목포 동부시장을 방문한 김민석 전 총리,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정청래 전 대표, 당사에서 출마 선언을 한 송영길 의원,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 선언을 한 고민정 의원. 연합뉴스
친청계는 선호투표제가 당헌과 당규에 맞지 않다는 근거로 반발하고 있다. 이성윤 최고위원은 지난 8일 “당헌·당규 위반이고 권한 없는 행위로 원천 무효”라며 “순회 투표를 하는 당대표 선출 방식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문정복 최고위원도 “당헌·당규를 개정하면서까지 룰을 바꾸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 사무총장을 맡았던 조승래 의원도 SNS에 “(선호투표제를) 철회하든지, 시행하려면 당헌·당규 개정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전 대표도 SNS에 “2대 1, 3대 1로 싸우면 흠씬 두들겨 맞는다”며 “많이 아프다”고 언급했는데, 선호투표제를 에둘러 비판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친명계는 당헌과 당규 위반이 아니라며 ‘선호투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 전 총리와 송 전 대표도 ‘선호투표제’를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송 전 대표는 지난 8일 출마 선언 이후 “두 사람 다 좋은데 누구를 찍을까, 사표가 되진 않을까 걱정하던 유권자 고민을 해소하게 됐다”고 환영했다.
9일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서미화 의원은 “선거를 치르다 보면 계속 투표해야 하는 과정을 거치게 돼 당원이나 국민 관심이 소홀해질 수 있고 지칠 수 있다”며 “선호투표로 당원이나 국민 피로감을 조금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염태영 의원은 SNS에 “당헌·당규 적용이나 절차에 아무런 하자가 없다”며 “억지 모순, 전당대회 룰 우기기”라고 비판했다. 박성준 의원도 “지난해 전대를 앞두고 이미 선호투표 실시를 결정했던 전례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순회 경선 일정을 고려해 전당대회 규칙을 조만간 확정할 예정이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너무 시간이 지체되면 안 된다”며 “이번 주 안에는 마무리를 지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