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이틀 이란 공습…사라지는 협상 동력

“90개 이란 군사 목표물 타격”
전쟁 재개 부담은 상당하지만
이란의 상선 공격 좌시 못해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2026-07-09 14:53:21

8일(현지 시간) 미 중부사령부가 공개한 이란 군사 목표물 타격 장면. 로이터연합뉴스 8일(현지 시간) 미 중부사령부가 공개한 이란 군사 목표물 타격 장면. 로이터연합뉴스

미군이 8일(현지 시간)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상선 공격에 대응해 이란 군사시설을 겨냥한 추가 공습을 완료했다. 전날에 비해 공습 범위가 확대됐고, 이란도 전날에 이어 반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대치 수위가 협상 동력 실종의 임계점에 근접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서 “이란 해안선을 따라 방공 시스템, 해안 감시 자산, 미사일·드론 저장고, 해군 자산, 군사 보급 기반시설 등 약 90개의 이란 군사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상업적 화물운송과 무고한 민간인 선원들을 호르무즈해협에서 공격하는 이란의 군사 역량을 추가로 약화하는 게 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전은 전날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소형선박 60여 척 등 이란의 군사 목표물 80여 곳을 타격한 데 이어 이틀째 단행된 공습이었다. 중부사령부는 “미군은 경계 태세와 치명적 위력을 유지하며 군 통수권자가 명령하는 작전을 집행할 수 있도록 준비돼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은 이란이 지정 경로를 벗어났다며 상선을 공격하자 지난 7일 남부 여러 거점을 공격했으며 이란도 이에 맞서 바레인과 쿠웨이트 미군 기지를 때렸다. 미군의 이날 추가 군사작전이 단행되자 이란도 중동 내 미군기지들을 겨냥한 또 다른 보복 공습을 가했다.

미군의 추가 공습은 예고된 일이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튀르키예 앙카라를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아마 오늘밤 다시 이란을 강력히 공격할 수 있다”며 추가 공습을 예고한 바 있다.

연이틀 고강도 공습을 통해 상선 공격으로 호르무즈해협을 위협하는 이란에 대해 압박의 고삐를 최대한으로 당기려는 의도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너무 많이 내줬다는 미국 내 비난을 무릅쓰고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을 통해 호르무즈해협 개방을 확보한 바 있다.

이란도 이틀 연속 반격에 나설 것이 거의 분명한 상황에서 후속 협상의 동력이 사실상 거의 흩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달 말에도 이틀 연속 무력 공방을 벌였고 이달초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회담도 중재국을 사이에 낀 간접 논의에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 MOU에 대해 “끝난 것으로 본다”고 발언하고 ‘쓰레기’ 같은 표현을 동원해 이란에 맹공을 퍼붓는 상황에서 양국이 접점을 찾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내심을 잃어가는 듯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이란 압박을 위한 의도적 연출일 가능성이 있지만 60일간의 후속 협상으로 비핵화 쟁점을 해소한다는 당초 MOU 목표에서는 한층 멀어지는 분위기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무력 공방이 전면전 재개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일단 시장과 여론 달래기를 시도했다. 전쟁 재개는 부담이 크지만 그렇다고 이란의 상선 공격을 좌시할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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