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보안 기반 ‘의료·헬스케어’에 인공지능 입힌다 [미래를 여는 성장사다리]

③ 비테크놀로지

디지털 자산·데이터 관리 주력
병상 자동 배정 상용화도 도전
노인성 인지장애 선별 앱 개발
세 문장 읽으면 AI가 치매 예측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 2026-10-27 17: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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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남구 비테크놀로지 사무실에서 김종맹 대표가 의료·헬스케어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최혜규 기자 iwill@ 부산 남구 비테크놀로지 사무실에서 김종맹 대표가 의료·헬스케어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최혜규 기자 iwill@

지난 8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디지털 헬스케어 박람회 ‘KHF(국제 병원 및 헬스테크 박람회)’에서 비테크놀로지는 노인성 인지장애 선별 앱을 선보였다. 세 문장을 음성으로 읽으면 AI가 음성 변화 양상을 분석해 경도인지장애와 초기 인지저하 여부를 체크해준다. 비테크놀로지는 의료산업, 공공기관 종사자와 전문가를 대상으로 앱을 시연하고, 응답 데이터와 설문도 확보했다.

이번 참가는 부산테크노파크의 ‘성장사다리 지원사업’으로 진행됐다. 비테크놀로지는 전시회를 통해 축적한 데이터를 활용해 인지장애 예측 정확도를 비롯해 앱의 완성도를 높이고, 내년 상반기에는 치매안심센터, 보건소, 노인복지관 등과 연계해 실증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보호자 세대 단위까지 서비스 접점을 확대해 치매 예측과 조기 발견을 돕는 선별 서비스를 목표로 한다.

비테크놀로지는 정보 보안의 탄탄한 기반 위에서 인공지능(AI) 기반의 의료와 헬스케어 서비스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부산 기업이다. 개발자 출신이자 부산가톨릭대와 중앙대병원 전산팀 교직원으로 근무한 경력의 김종맹 대표가 2017년 창업했다. 국내외 유수 IT 보안 기업의 조달 총판 또는 거점 대리점 역할을 하면서 제1금융권과 공공기관, 중견기업들에 보안 솔루션과 컨설팅을 제공한다.

동아대병원·동아대와 공동 개발 중인 노인성 인지장애 선별 앱의 단계별 화면. 최혜규 기자 iwill@ 동아대병원·동아대와 공동 개발 중인 노인성 인지장애 선별 앱의 단계별 화면. 최혜규 기자 iwill@

주력 사업은 정보 보안 분야다. 특히 지역 업체로는 드물게 최근 금융권 해킹 사고로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는 위협 인텔리전스(CTI) 기반 공격표면관리(ASM) 솔루션 기업 ‘AI 스페라’의 조달 총판을 맡고 있다. 위협 인텔리전스가 사이버 위협 예방과 대응을 위한 보안 정보라면, 공격표면관리는 이를 기반으로 기업이 안팎으로 노출한 디지털 자산과 취약점을 발견하고 관리한다.

정보 보안이 안정적인 매출을 내는 뼈대라면 AI와 의료·헬스케어의 융합은 고령화 시대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뛰어든 미래 먹거리다. 김 대표는 “IT 개발 업체들은 안정적인 수익 모델이 없으면 개발만으로 버티기도, 투자를 받기도 쉽지 않다”면서 “기반 사업이 있어서 당장 수익이 적더라도 AI 기반의 의료 서비스와 의료 위협 인텔리전스 분야 개발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의 도전은 AI 기반 병상 자동 배정 시스템의 상용화다. 종합병원의 병상 배정은 환자 성별과 병실 유형, 입원 일정뿐 아니라 진료과, 중증도, 응급 환자 발생, 격리 여부, 의료진 동선, 건강보험 유형까지 수십 가지 변수를 고려하는 고난도 업무다. 대형 병원조차 수기나 반자동 방식을 쓰던 시스템에 AI를 적용하면 AI가 최적의 병상을 자동으로 제안해 업무 부담을 극적으로 경감할 수 있다.

대학병원의 복잡한 인프라와 EMR(전자의무기록) 연동이 필수라 진입장벽이 높지만, 비테크놀로지는 2019년 울산대병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공동 개발에 나서 시장에 먼저 진입했다. 최근에는 이 시스템을 범용 상용화 버전으로 재설계해 중앙대병원과 비공개 시범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다음 달 중앙대병원에서 운영을 시작한다. 다른 상급종합병원에서도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앞서 울산대병원과는 의료진의 암·심뇌혈관 환자 관리를 지원하는 ‘스마트암케어’·‘스마트홈케어’를, 경북대 간호학과와는 스마트워치와 스마트약통을 결합한 디지털 가정 호스피스 서비스 ‘호스피스앳홈’를 함께 개발했다. 인지장애 선별 앱 또한 중소벤처기업부와 부산시, 부산테크노파크의 ‘지역 혁신 선도기업 육성 R&D 사업’ 과제로 동아대병원, 동아대 경영정보학과와 공동 개발한다.

김 대표는 “저를 포함한 직원들의 병원 근무 경험과 회사의 기존 자산인 위협 인텔리전스 역량을 결합해 의료 현장의 가장 필요한 지점에 AI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접목하고, 민감한 의료 데이터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며 “정보 보안의 신뢰성을 바탕으로 병원 환경에 맞는 AI 서비스 모델을 계속해서 발굴하고 고도화해 AI 기반 의료·헬스케어 시장의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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