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 | 2026-10-26 17:04:28
이동욱 롯데 신임 감독.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자이언츠가 이동욱(52) 감독과 이택근(46) 단장을 선임한 것은 구단을 혁신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읽힌다.
‘우승 청부사’인 김태형 전 감독은 지난 3년간 롯데를 이끌면서 팀의 최대 난제였던 포수와 유격수 등 주요 포지션 문제를 해결했고, 무엇보다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팀을 만들며 세대 교체에 어느정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김 전 감독의 명성과는 달리 롯데는 3년 연속 7위에 머무르며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롯데는 KBO리그 10개 구단 중 가장 오랜 ‘9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한 팀’이란 오명을 썼고, 팬들의 실망감은 극에 달했다. 감독과 단장을 모두 교체하는 특단의 조치는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다.
롯데는 신임 사령탑으로 이동욱 감독을 선임했다. 친근한 부산 출신임이 우선 작용했다. 이 신임 감독은 1997년 2차 2라운드로 롯데에 입단해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은퇴 후에는 롯데를 비롯해 LG트윈스, NC다이노스에서 수비 코치 등을 역임하며 지도자 경력을 쌓았다.
롯데가 이 신임 감독에게 주목한 것은 NC를 정상에 올려 놓은 이력이다. 2019년 NC 사령탑을 맡은 이 신임 감독은 그해 팀을 10위에서 5위로 끌어 올리더니 이듬해인 2020시즌에는 NC의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놀라운 업적이었다. 당시 NC가 통합 우승을 하리라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수비 전문가로서의 역량과 데이터를 활용해 현장 운영에 접목시킨 이 신임 감독의 전문성이 빛난 것이다. 여기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단과의 ‘원팀’이란 분위기도 통합 우승에 큰 몫을 차지했다는 평가다. 이후 이 신임 감독은 야구의 본고장인 메이저리그(MLB)로 떠났다. 그는 2023년 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산하 루키팀에서 지도자 연수를 이수했다. 이를 바탕으로 2025년부터는 국가대표 수비 코치와 KBO 전력강화위원을 맡기도 했다.
롯데는 데이터 야구 위주의 팀 운영에 아픈 기억이 있다. 데이터 야구의 중요성은 인정하지만 단순히 데이터만 보고 팀을 운영할 경우 만족스런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했다. 데이터 야구 못지 않게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프런트 간의 유기적인 소통의 중요성을 이미 알고 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소통 야구를 추구하는 이 신임 감독의 야구 철학이 롯데와 잘 맞아떨어진 것이다. 이 신임 감독은 “데이터와 신뢰로 스마트한 야구와 기본기가 단단한 팀 컬러로 결과를 기다리는 팬 분들께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택근 롯데 신임 단장.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는 감독에 이어 단장마저 새롭게 선임하며 전면적인 쇄신에 나섰다. 이택근 신임 단장도 부산 출신이다. 경남상고와 고려대를 거쳐 2003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그는 히어로즈와 LG를 거치며 18년간 KBO리그의 간판 우타자로 활약했다. 은퇴 후 코치 연수와 해설위원, KBO 전력강화위원 등을 두루 경험했다.
롯데가 선수 출신의 단장을 선임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동안 롯데 단장은 지주회사나 프론트 등 비선수 출신이 맡아 왔다. 하지만 이번엔 현장 경험을 통해 전문성을 갖춘 선수 출신의 단장을 선임한 것이다. 그만큼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의 소통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프런트 혁신을 통해 팀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이 신임 단장은 “선수 경험을 바탕으로 선수단의 성장과 단계별 맞춤 육성에 주력하고, 현장과 프런트가 각자의 영역에서 전문성을 발휘해 같은 방향을 바라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감독과 단장을 모조리 바꾸며 구단 혁신에 나선 롯데가 팬들의 꿈이자 염원인 가을야구 진출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사다.
이동욱 신임 감독의 취임식은 오는 31일 오후 2시 롯데호텔 부산 41층 사파이어룸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