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지는 이야기] 먹는 콜라겐, 내 몸의 콜라겐 될까

김미경 인제의대 해운대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동남권항노화의학회 사무총장

| 2026-10-26 17:4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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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외래에서 환자분들이 “콜라겐 먹어도 되나요”라고 자주 물으신다. “무엇 때문에 드시려고요”라고 되물으면 돌아오는 대답은 “그냥 좋다고 해서요”라고 답한다.

콜라겐을 먹으면 정말 내 몸의 콜라겐이 될까? 콜라겐은 단백질이어서 먹으면 위장에서 아미노산과 작은 펩타이드 조각으로 분해된 뒤 흡수된다. 지금까지의 임상시험을 종합 분석한 최근 연구들을 보면 아직 확실한 답을 내리기 어렵지만, 주름을 줄이고 실제 피부 콜라겐을 늘려 노화를 막는다고 자신 있게 말할 근거는 아직 부족한 게 사실이다.

콜라겐은 피부와 함께 뼈와 힘줄, 혈관뿐 아니라 심장, 간, 폐, 신장 등 여러 장기의 세포 사이를 받쳐주는 중요한 구조 단백질이다. 피부에서는 콜라겐이 줄어드는 것이 문제지만, 내부 장기에서는 너무 많이 쌓이는 것이 병이 될 수 있다. 이것이 섬유화인데, 간의 섬유화가 진행하면 간경변으로 이어질 수 있고, 심장·폐·신장에서도 과도한 콜라겐 축적은 장기 기능을 떨어뜨린다.

그러면 콜라겐을 많이 먹으면 섬유화를 일으킬까? 그렇게 볼 근거는 없다. 어느 조직에서 콜라겐을 얼마나 만들고 얼마나 없앨지는 염증과 노화, 운동과 영양 상태, 그리고 호르몬 같은 여러 신호가 결정한다. 중요한 것은 콜라겐이라는 ‘재료’보다 그것을 적재적소에서 만들고 없애는 우리 몸의 조절 능력이다. 그 조절자 가운데 중요한 것이 호르몬이다. 여성호르몬으로 알려진 에스트로겐은 말하자면 ‘콜라겐 균형의 수호자’다. 피부에 작용해 콜라겐이 잘 유지되도록 돕는다. 흥미로운 것은 에스트로겐의 작용이 장기마다 같지 않다는 점이다. 피부에서는 콜라겐 유지에 도움을 주지만, 간이나 심혈관계에서는 병적인 섬유화 신호를 억제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단순히 콜라겐을 많이 만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에 따라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도록 돕는 셈이다.

깊은 잠을 잘 때 많이 분비되는 성장호르몬과, 그 신호를 전달하는 인슐린유사성장인자(IGF-1)는 ‘콜라겐의 건축가’다. 피부와 힘줄 등에서 단백질과 콜라겐 합성을 돕는다. 코르티솔 같은 스테로이드 호르몬이 과도하게 오래 작용하면 콜라겐 합성에는 ‘브레이크’가 걸린다. 스테로이드 연고를 오래 바른 피부가 얇아지는 것도 같은 이치다. 높은 혈당에 오래 노출되는 것도 문제다. 콜라겐에 당이 달라붙는 ‘당화’가 진행되면 콜라겐 사이에 비정상적인 가교가 생겨 조직이 뻣뻣해지고, 낡은 콜라겐을 없애고 새것으로 바꾸는 정상적인 과정도 방해받는다.

결국 콜라겐은 한 포 먹는다고 원하는 곳을 찾아가 채워지는 물질이 아니다. 콜라겐이 우리 몸에서 제 역할을 하려면 여러가지 호르몬들과 대사 작용의 조절과 조화가 필요하다. 지금으로서는 좋은 음식을 잘 챙겨먹고, 매일 운동하고, 잘 자고, 혈당과 스트레스를 관리하면서 우리 몸이 필요한 곳에서 콜라겐을 만들고, 필요 없어진 것은 제대로 없애도록 하는 것, 그것이 비싼 콜라겐 한 포보다 먼저 챙겨야 할 진정한 건강노화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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