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마트에서 물건을 훔친 '부산판 장발장'이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경찰과 마트 주인의 선처에 결국 눈물을 보였다.
지난 27일 오후 4시 20분께 부산 사하구 하단동의 한 할인마트에 들어간 A(26) 씨는 진열돼 있던 1100원 상당의 막걸리 1병을 몰래 들고 나오다 마트 주인에게 걸려 파출소 신세를 지게 됐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최근 자신이 오랫동안 일하던 조선소에서 실직한 뒤 생활고에 시달렸다고 한다. 설을 앞두고 이틀 전부터는 돈이 다 떨어져 수돗물을 마시며 생활을 유지했다고 진술했다.
신평파출소 정인권 경위는 A 씨의 신세를 딱하게 여겨 사비를 털어 A 씨가 막걸리를 훔친 마트에서 라면과 쌀, 각종 채소 등 3만 원 어치 생필품을 사 건넸다. 설 연휴가 끝나고 A 씨가 원할 경우 신평공단에서 일자리를 구해주겠노라고 약속도 했다.
정 경위는 "A 씨의 사연을 들었다면 누구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마트 주인으로부터 피해자 처벌 불원서를 제출받았고, A 씨를 훈방조치했다. A 씨는 결국 참고 참던 눈물을 흘렸다. 안준영 기자 j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