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 블랙리스트 협조논란의혹' 영진위 김세훈 위원장 사의표명

2017-05-11 23:16:23

문화계 블랙리스트 협조논란 의혹에 휩싸였던 영진위 김세훈 위원장(가운데)이 사의를 표명했다. 포커스뉴스 제공

김세훈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53)이 사의를 표했다. 
 
11일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측은 "김 위원장이 지난 10일 영진위 내부 게시판에 '사퇴의 변'을 남겼다. 이미 8일 문화체육관광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해당 글에서 김 위원장은 "우선 우리 영화계에 불합리한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끝까지 지켜내지 못한 점에 대해 영진위 임직원을 대표해 국민과 영화인께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위원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자리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돌이켜보면 부당한 요구에 우리 영화계가 피해 입지 않도록 설명하고 법률, 행정적 근거도 보여주며 나름의 최선을 다했으나 결과적으로는 많이 부족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 사직서는 아직 수리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 출신으로, 지난 2014년 12월부터 영진위원장을 역임해왔다.
 
예술영화지원사업 편파 지원 논란과 함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 협조 의혹 및 부산국제영화제 파행 등 영화인들과 갈등해왔다. 지난 2월에는 블랙리스트 사태에 일조했다며 영화인 1천52명이 성명서를 발표하고 김 위원장 사퇴와 구속수사를 촉구했다.
 
한편 11일 김 위원장을 비롯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와 관련, 문화 기관장들이 잇따라 사의를 표명했다고 알려졌다. 이날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에 따르면 박명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70) 역시 김 위원장과 같은 날 문체부에 사직서를 냈다. 

다음은 김세훈 영진위원장이 올린 '사퇴의 변'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위원장 김세훈입니다. 저는 지난 5월 8일(월)에 문화체육관광부를 방문하여 사직서를 제출하였습니다.
 
우선 우리 영화계에 불합리한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끝까지 지켜내지 못한 점에 대해 영화진흥위원회 임직원을 대표하여 국민과 영화인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며, 위원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자리에서 물러나고자 합니다.
 
돌이켜보면, 부당한 요구에 우리 영화계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설명하고 법률적, 행정적 근거도 보여주며 나름의 최선을 다했으나 결과적으로는 많이 부족했음을 느낍니다.
 
영화진흥위원회를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그동안 저에게 많은 기대와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영화인들과 저를 믿고 따르며 고통과 아픔을 함께 해준 우리 위원회 임직원 여러분들에게도 고개 숙여 미안한 마음을 전합니다.
 
이제 영화진흥위원회가 영화계와 더 많이 소통하고 조속한 시일내에 신뢰를 회복함으로써 영화진흥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는 공공기관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다시 한 번, 영화진흥위원회와 관련된 논란으로 영화인 여러분과 영화진흥위원회 임직원들에게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죄송하게 생각하며 그동안 애정으로 지켜봐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홍정원 기자 m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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