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다퉈 유치한 인천·일본·태국… 사행성 프레임 발목 잡힌 부산 [글로벌 DNA 깨우자]

작년 말 영종도 인스파이어 개장
일본은 2030년 오사카 개장 앞둬
태국도 5년 뒤 8개 카지노 열 듯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2024-09-10 18:18:07

3월 인천에서 열린 복합리조트 ‘모히건 인스파이어’ 오프닝 행사. 인스파이어리조트 제공 3월 인천에서 열린 복합리조트 ‘모히건 인스파이어’ 오프닝 행사. 인스파이어리조트 제공

‘관광 허브’를 자처하는 국내외 도시들은 부산과 달리 복합리조트 개발에 속도를 낸다. 카지노 도입에 보수적이었던 동남아시아 국가들마저 유치에 열을 올린다.

태국은 지난 4월 의회에서 통과된 엔터테인먼트 복합단지 개발 계획을 채택했다. 이에 따라 2029년까지 최대 8개의 복합리조트를 건설할 계획을 밝혔다. 전통적인 불교 국가로 카지노 유치에 부정적이었지만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태국은 관광 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하는 만큼 카지노 산업에 큰 기대를 건다.

필리핀도 최근 5년 동안 약 8조 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해 카지노 산업을 국가적 차원에서 키우고 있다. 카지노 산업에서 이미 앞장서 있는 싱가포르와 마카오 역시 복합리조트 시설을 지속적으로 확장하며 글로벌 경쟁에서 선두 지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부산과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일본은 2025월드엑스포 개최지인 오사카만 인공섬 ‘유메시마’에 내국인 입장이 가능한 첫 ‘오픈 카지노’를 2030년 개장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연간 2000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5200억 엔(5조 1000억 원) 이상의 수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 일본도 한국처럼 내국인 카지노 입장을 법적으로 금지했지만 2018년 법을 개정해 오픈 카지노를 허용했다.

국내에서는 인천과 제주도가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를 유치해 운영 중이다. 기반 시설을 갖추고 있는 만큼 추후 관련 법 개정을 거쳐 기회가 될 경우 ‘오픈 카지노’로 빠르게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11월 인천 영종도에 외국인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 ‘인스파이어’가 개장했다. 인스파이어는 미국과 캐나다에 7개 리조트를 운영하는 ‘모히건 게이밍 앤드 엔터테인먼트’가 2조 원을 투자해 아시아에 세운 첫 복합리조트다. 리조트 부지 규모는 축구장 64개(46만㎡)에 달하며 5성급 호텔 1275실, 1만 5000명 수용 가능한 공연장, 실내 물놀이장, 국내 최대 규모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 등을 갖추고 있다.

인스파이어는 개장 이후 단기간에 국내외 관광객에게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개장 7개월 만에 방문객이 200만 명을 넘어섰다. 인천공항공사는 인스파이어로 인해 약 5조 8000억 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2만 8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 세계적으로 복합리조트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부산도 발 빠른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사행성 프레임에 갇히기보다 여론, 경제 효과를 다시 조사하는 등 복합리조트 재추진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산상공회의소 양재생 회장은 “복합리조트는 관광뿐 아니라 비즈니스, 문화, 콘텐츠까지 포함한 종합 시설로, 지역 경제에 막대한 파급 효과를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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