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 2025-02-13 18:33:00
헌법재판소가 13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9차 변론기일을 오는 18일 오후 2시로 추가 지정했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이날 8차 변론에서 “(9차 변론기일에서는)지금까지 채택됐지만 증거 조사하지 않은 증거를 조사하겠다”며 “이제까지 했던 주장과 입증 정리할 기회를 주겠다”고 밝혔다.
이날 8차 변론에서는 윤 대통령 측과 증인들이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주장한 ‘정치인 체포’ 메모의 신뢰성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윤 대통령의 내란죄 혐의 입증의 핵심 증거라고 할 수 있는 홍장원 메모가 탄핵심판 후반부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는 분석이다.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은 “(홍 전 차장이)국정원장 공관 앞에서 메모를 썼다고 했지만, 그는 당시 국정원 청사 사무실에 있었다”고 밝혔다. 조 원장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탄핵 정국의 핵심 인물인 홍 전 차장 증언의 신빙성은 크게 흔들리게 된다. 조 원장은 “CCTV로 확인해 보니 홍 전 차장은 메모를 작성했다는 12월 3일 오후 11시 6분께 공관이 아닌 청사에 있는 본인 사무실에 있었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또 체포 명단 메모가 홍 전 차장과 보좌관이 작성한 것을 포함해 모두 네 종류가 존재한다고 진술했다. 그는 “홍 전 차장이 자신이 쓴 메모를 보좌관에게 줘 정서시켰다고 하니 2개가 있는 셈”이라며 “보좌관이 홍 전 차장에게 정서한 메모를 전달했고 12월 4일 늦은 오후에 홍 전 차장이 다시 한번 기억나는 대로 메모를 작성해 달라고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좌관이 기억을 더듬어 쓴 메모에 가필을 한 버전이 네 번째 메모”라며 “그렇게 되면 홍 전 차장이 설명한 뼈대가 사실과 다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원장은 또 “국회 정보위에서 지난 정부 국정원에 계셨던 어느 야당 의원이 홍 전 차장을 지목하며 ‘내가 국정원에 있을 때 유력 사람을 통해서 7차례 인사 청탁을 하지 않았냐’고 말했다”며 “그 얘기를 들으면서 깜짝 놀랐고, (홍 전 차장의)정치 중립과 관련해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도 발언 기회를 얻어 홍 전 차장을 해임한 이유에 대해 “자세히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야권과 관련한 정치적 중립 문제가 심각하다는 문제가 있었다”며 “분명한 사실은 홍 전 차장은 몇 달 전부터 정치적 중립 문제와 관련해서 원장의 신임을 많이 잃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날 조성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은 증인으로 출석해 이진우 수방사령관이 비상계엄 당일 ‘(국회)본청 내부로 진입해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느냐’는 정형식 헌법재판관의 질의에 “그렇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