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핸드볼 세계선수권 23위 충격… ‘우생순 신화’ 끝나나

제27회 대회 예·본선 1승 5패
출전 21번 만에 사상 최악 성적
라이벌 일본, 2승 1무 1패 12위
올림픽 등 출전 대회마다 부진
국내파 감독 기용도 상황 못 바꿔

남태우 기자 leo@busan.com 2025-12-09 18:02:51

여자핸드볼 대표팀 우빛나가 8일(한국 시간) 2025 세계여자핸드볼선수권대회 체코전에서 슈팅을 날리고 있다. 국제핸드볼연맹 제공 여자핸드볼 대표팀 우빛나가 8일(한국 시간) 2025 세계여자핸드볼선수권대회 체코전에서 슈팅을 날리고 있다. 국제핸드볼연맹 제공

‘우생순 신화’는 이제 막을 내리는 것일까. 한국 여자핸드볼의 추락이 끝을 모른 채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 지난달 27일(한국시간) 독일-노르웨이 공동 주최로 개막해 오는 15일까지 열리는 제27회 2025 세계여자핸드볼선수권대회에서 예선 1승 2패, 본선 3패, 총 1승 5패의 전적으로 32개 참가국 및 본선 진출 24개국 중 23위를 기록했다. 이 성적은 1978년 첫 출전 이후 21번의 대회 참가 역사상 최악의 성적이다.

한국은 2년 전인 2023년 대회에서 예선 1승 2패, 본선 5패, 총 1승 5패를 기록해 22위에 머물렀는데 올해는 그때보다 순위가 한 계단 더 내려간 것이다.

한국은 조별리그 예선에서 카자흐스탄에 35-17로 이겼을 뿐 앙골라(23-24)와 노르웨이(19-34)에 모두 졌다. 조 3위로 본선에 올랐지만 체코(28-32), 스웨덴(27-32), 브라질(25-32)에 모두 패해 결국 탈락했다. 역시 1승 5패를 기록한 세네갈에 골득실에서 6골 앞서 본선 최하위 수모를 면한 게 다행이었다. 아시아의 라이벌인 일본이 2승 1무 1패의 기록으로 공동 12위에 입상한 것과는 대조되는 성적이었다.

한국은 세계여자핸드볼의 전통적인 강국이었다. 올림픽에서는 1988년 서울, 1992년 바르셀로나에서 우승해 대회 2연패를 이루는 등 금 2, 은 3, 동 1개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2012년 런던에서는 4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올림픽과는 달리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유독 약했다. 그래도 1995년 오스트리아-헝가리 대회에서 헝가리를 누르고 우승했고, 2003년 크로아티아 대회에서는 3위에 입상했다. 2007년과 2009년 2회 연속 6위에 오르는 등 어지간하면 ‘톱 10’에 입상했다. 하지만 2011년 대회에서 11위에 그친 이후에는 한 번도 ‘톱 10’을 기록하지 못했다. 2013년 12위, 2015년 14위, 2017년 13위, 2019년 11위, 2021년 14위로 성적이 조금씩 떨어지더니 급기야 올해는 사상 최악의 기록을 남긴 것이다.

한국의 부진은 올림픽에서도 마찬가지였다. 2012년 4위에 그쳐 메달 획득에 실패하더니 2016년에는 12개 참가국 중 10위에 그쳤다. 성적은 나아지지 않아 2020년 일본 도쿄 대회에서는 8위, 2024년 프랑스 파리 대회에서는 10위에 머물렀다. 상황은 아시아 무대라고 해서 다르지 않았다. 2024년 12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제20회 아시아여자핸드볼선수권 결승에서 일본에 24-25로 져 준우승에 그친 것. 한국이 이 대회 우승을 놓친 것은 2010년 카자흐스탄 대회 이후 14년 만이었다.

대한핸드볼협회는 지난해 파리올림픽 8강 진출 실패를 빌미 삼아 스웨덴 출신 헨릭 시그넬 감독을 내보내고 내국인 감독을 선임했는데 성적이 나아지기는커녕 뒷걸음질치고 있는 셈이다. 이계청 감독은 대회에 앞서 “흔들림 없는 경기력을 보여주겠다”고 말했지만 결론은 그가 말한 것과는 정반대로 나타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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