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 2025-12-30 09:48:33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12월 30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서 열린 도어스테핑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기획처 제공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후보자는 “내란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불법적 행위”라며 “그러나 당시에는 내가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30일 서울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들과 만나 “1년 전 엄동설한에 내란 극복을 위해 애쓴 모든 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리기 위해 오늘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지난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하고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그는 “내란은 헌정사에 있어서는 안 될 분명히 잘못된 일”이라며 “정당에 속해 정치를 하면서 당파성 매몰돼 사안의 본질과 국가 공동체가 처한 위기의 실체를 놓쳤음을 오늘 솔직하게 고백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기획처 초대 장관이라는 막중한 책무를 앞둔 지금 과거의 실수를 덮은 채 앞으로 나아갈 순 없다”며 “이 점에 대해서는 어떤 변명도 하지 않겠다. 나의 판단 부족이었고 헌법과 민주주의 앞에서 용기 있게 행동하지 못한 책임은 오롯이 나에게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해 추운 겨울 하루하루를 보내시고 상처 받으신 국민들, 저를 장관으로 또 부처의 수장으로 받아들일 공무원들 모든, 상처 받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자신이 기획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것에 대해 이 후보자는 “저의 오판을 국정의 무게로 갚으라는 국민 명령이라 생각했다”며 “계엄으로 촉발된 우리 사회 갈등·분열을 청산하고 잘못된 과거와 단절하고 새로운 통합의 시대로 나아가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29일 이재명 대통령은 이 후보자를 향한 여권 내부의 의구심과 관련해 “차이를 잘 조율해 가는 과정이 필요하고, 이 과정을 통해 더 나은 의견을 도출할 수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 후보자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했던 일과 관련해서는 명확한 의사 표명을 해야 한다는 주문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