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적’ 비판하며 ‘북미 대화’ 직접 언급한 김여정

김여정 “美 실체 여러 측면 재고”
바이낸스 해킹 지목에 반발
북미 대화 국면 기싸움 해석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 2026-11-04 11:09:21

가
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 부산일보 DB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 부산일보 DB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이 미국을 향해 “비신뢰적이고 적대적인 사람들과 마주 앉을 필요가 없다”며 대미 강경 메시지를 냈다. 다만 “평화 수호를 위한 선택지에는 분명 대화가 포함돼 있다”며 북미 대화의 문은 닫지 않았다.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대화의 전제 조건으로 내걸며 몸값 높이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 부장은 4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지금 미국이 지속적으로 발신해 오는 우리 국가에 대한 적대적 신호는 우리로 하여금 미국이라는 실체에 대해 여러 측면에서 재고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부장은 최근 한미일 3국 외교와 합동 군사연습, 제재 등을 조목조목 겨냥했다. 그는 “최근에도 미국은 일본, 한국과의 3자 외교 마당에서 그 누구의 ‘비핵화’에 대해 또다시 목소리를 높였다”며 “우리를 겨냥해 비핵화, 인권, 사이버, 제재, 군사 등 적대적인 각 방면에서 연일 새로운 기록을 세우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 해킹의 배후로 북한 당국과 연계된 해킹 조직 ‘트레이더트레이터’를 지목한 데 대해서도 반발했다. 김 부장은 “이른바 ‘조선에 의한 암호화폐 해킹 사건’은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의 본질을 보여주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우리는 ‘바이낸스 해킹 사건’을 그 어떤 우연적이고 돌발적인 사고나 고립된 사안으로 보지 않으며 워싱턴의 변함없는 대조선 적대시 정책의 연장선에서 고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화의 전제 조건으로는 적대시 정책 철회를 내걸었다. 김 부장은 “우리는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 포기가 모든 문제 해결의 대전제이며 기본 열쇠라는 것을 한두 번만 밝히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대화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대결 정책을 포기하지 않으려 하며, 평화에 대해 논하지만 전쟁 연습과 군사 동맹 강화를 무엇보다 선호한다”며 “이러한 비신뢰적이고 적대적인 사람들과 마주 앉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 우리의 명백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담화 말미에는 대화 가능성을 직접 언급했다. 김 부장은 “평화 수호를 위한 선택지에는 분명 대화가 포함돼 있지만, 이는 우리에게 있어서 국가 이익과 반드시 동일시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담화가 미국 중간선거와 맞물려 나왔다는 점에서, 트럼프 행정부와의 북미 대화를 앞두고 북한이 사전 기싸움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적대시 정책 철회를 전면에 내세우며 협상 조건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대화’라는 여지를 남겨 미국의 반응을 떠보려는 계산이라는 분석이다.

지면보기링크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

  • 사회
  • 스포츠
  • 연예
  • 정치
  • 경제
  • 문화·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