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저스티스의 시작'(이하 '배트맨 대 슈퍼맨')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캐릭터들과의 차별점을 가지고 히어로물로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배트맨 대 슈퍼맨'은 역사상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 같던 배트맨과 슈퍼맨의 대결을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신에 버금가는 능력을 지닌 메트로폴리스의 구원자 슈퍼맨에 결투장을 내민 고담 시의 막강한 수호자 배트맨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번 작품은 '맨 오브 스틸'(2013)의 세계관과 연결된다. '맨 오브 스틸'에서 조드 장군과 격렬한 전투를 벌였던 슈퍼맨은 결국 도시 메트로폴리스를 구했다.
그리고 '배트맨 대 슈퍼맨'은 이 이후에 벌어지는 이야기다. 슈퍼맨은 도시를 구하고 전 세계 수많은 희생자의 구원자로 칭송 받게 되지만, 전투 이후 도시는 상당 부분 파괴됐다. 이에 사람들은 슈퍼맨에게 선을 행하다 발생한 불가피한 피해의 책임을 물으며 비난의 화살을 던지게 됐다.
이를 지켜본 배트맨 또한 그 동안 타락했던 많은 자들처럼 슈퍼맨 역시 언젠가 타락 할 것이라 생각, 슈퍼맨의 독주를 우려하며 그에게 도전장을 내민다. 하지만 두 인물이 싸우는 동안 그 어느 때보다 인류를 위험에 처하게 할 새로운 위험이 다가온다.
언뜻 보면 슈퍼맨과 배트맨의 대결, 히어로와 히어로의 대결이라는 색다른 구성은 신선하게 다가온다. 그러나 이번 작품에는 슈퍼맨과 배트맨 뿐만 아니라 원더우먼을 비롯해 또 다른 히어로와 악당, 그리고 DC유니버스의 다양한 캐릭터들이 모두 등장한다.
이러한 캐릭터들 집합은 아이언맨, 토르, 헐크, 캡틴 아메리카 등 마블 유니버스 세계관의 캐릭터들이 모두 등장해 그들을 위협하는 새로운 존재에 맞서 싸운다는 '어벤져스'와 비슷하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잭 스나이더 감독은 11일 중국 베이징 파크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배트맨 대 슈퍼맨' 기자회견에 참석해 "각 유니버스가 택하는 방향은 조금씩 다르다"고 밝혔다.
그는 "각자 다른 어드벤처와 캐릭터,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며 "DC캐릭터와 스토리를 최대한 표현하려고 했다. 마블이나 다른 유니버스를 특별히 의식해서 만들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잭 스나이더 감독의 설명에 따르면, 이번 작품은 '정의란 무엇인가' '선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깃들어 있다. 그는 "'정의'는 이번 작품에 전반적으로 흐르는 테마"라며 "누구의 정의가 옳은 것인가라는 철학적인 질문을 영화 속에서 계속 던진다"고 밝혔다.
이어 "누구의 생각이 옳은 것인가, 그것에 대한 답변을 직접적으로 주는 것은 아니다"며 "관객들이 그것에 대한 토론을 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잭 스나이더 감독의 말처럼, 배트맨이 슈퍼맨에게 도전장을 내밀게 된 결정적 이유는 두 인물이 가진 '선'과 '정의'에 대한 생각 차이다. 슈퍼맨은 메트로폴리스라는 도시를 구하기 위해 싸움을 벌였다. 더 많은 사람의 생명과 도시를 구하기 위한 싸움이었지만, 배트맨은 메트로폴리스에서 죽은 사람들에 대한 책임이 슈퍼맨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어벤져스'와는 차별화된 점이다. 하지만 '배트맨 대 슈퍼맨'이 '어벤져스'와 비슷한 결말로 흘러가게 되지는 않을지 우려도 뒤따른다.
이번 '배트맨 대 슈퍼맨'에서는 벤 애플렉이 배트맨 역을, '맨 오브 스틸'에서 슈퍼맨을 연기했던 헨리 카빌이 또 한 번 슈퍼맨을 연기했다. 이외에도 에이미 아담스, 로렌스 피시번, 제시 아이젠버그, 제레미 아이언스, 갤 가돗 등이 출연한다. 오는 24일 국내 개봉.
사진=워너브라더스 제공
중국 베이징=유은영 기자 ey201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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