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정, "누군가 웃고 즐길 수 있으면 그 자체로 미덕" (인터뷰)

2015-09-01 16:34:59

진짜 시나리오가 하나밖에 없었나요. 영화 '치외법권' 개봉을 앞두고 만난 임창정에게 직접 물었다. 그는 지난 언론시사회에서 "당시 시나리오가 하나여서 여지가 없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던 터다. 농담 섞인 말이었지만, 최근 영화 출연이 뜸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수긍할 만도 하다.

임창정은 비에스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아니다"라고 웃었다. 이어 "처음에 회사에서 누가 이 이야기를 해줬는데, 그땐 그냥 흘러들었다"며 "나중에 책을 읽다 보니 그 흘려들었던 이야기가 쏙쏙 들어오는 거다. 그래서 선택했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그때 다니엘한테 전화가 왔다"며 "다니엘이 '형 한다고 해서 연락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너 하면 한다고 했다'고 답해줬다"고 캐스팅 비화까지 곁들였다.

"들어오는 시나리오 중에 제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게 있으면 하는 거죠. 그리고 제가 안 했던 작품이 더 잘돼도 어쩔 수 없잖아요. 저는 그냥 딴따라예요. 누군가 원하면 노래 부르고, 예능 나가서 웃음 주고, 그런 부류의 연예인이죠."

임창정과 최다니엘은 '치외법권'에 앞서 '공모자들'에서도 호흡을 맞췄다. 물론 '공모자들'에서는 서로 대립하는 역할이었다면, 이번엔 '또라이' 형사 콤비로 남다른 '케미'를 발산했다.

이에 대해 임창정은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데 속에 있는 이야기까지 하는 걸 보면 정신연령이 비슷한 것 같다"고 웃음이다. 또 "보통 영화를 시작하면 상대 배우가 어떤 성향인지 파악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잘 맞을만하면 끝난다"며 "그에 비해 우리는 시작부터 잘 맞았다"고 호흡을 자랑했다.

'치외법권'에서 임창정이 맡은 역할은 FBI 프로파일러 출신의 형사 정진. 하지만 치밀한 분석 따윈 하지 않는다. 분노 조절이 안 돼 범인만 봤다 하면 일단 패고 보는 인물이다. 그간 여러 작품에서 봤던 프로파일러의 모습과는 딴판이다.

임창정은 "그냥 웃기려고 했다더라"고 말했다.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호한 답변. 이어진 그의 말은 "감독님의 웃음 코드가 희한하고 유치하다"며 "저런 외모에 FBI 출신 프로파일러라고 하면 웃기지 않을까, 그렇게 출발한 것 같다"는 거다.



임창정의 말처럼, '치외법권'은 신동엽 감독의 유치한 웃음 코드가 강해서인지 'B급'과 '병맛'의 느낌이다.

그는 "시나리오는 약간 무거웠는데 영화는 재기발랄하다"며 "시나리오보다 잘 나왔다"고 웃음이다. 또 "소위 웰메이드를 보고 싶으면 안 와도 된다"며 "아무 생각 없이 보고 웃고 가실 분들을 위해 만든 영화다. 누군가 웃고 즐길 수 있으면 그 자체로서 미덕"이라고 설명했다.

임창정은 제작을 꿈꾸고 있다. 좀 더 정확히 말해 제작, 감독, 주연, 각본, 음악까지. 이미 몇 해 전부터 준비해 왔다는 게 그의 말이다. 써놓은 시나리오도 있다.

그는 "10년 전부터 하려고 했는데 당시 어떤 이유로 못하게 되면서 시간이 흘러갔다"며 "지금은 그때보다 조심스러워지긴 했지만, 조만간에 하긴 할 거다. 시나리오, 주연, 감독, 제작, 음악, 각색까지 웬만하면 다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혼자 모든 것을 도맡기엔 무리지 않느냐는 말에 "그러니까 도전"이라고 웃음으로 받아쳤다. 그는 "화가가 그림을 그릴 때 '이거 이렇게 그릴까' '이거 어떻게 그리지' 이렇게 물어보지 않지 않나"라며 "그걸 대중이 받아주면 좋은 거고, 아니면 혼자 예술 한 거고"라고 비유했다.

물론 조만 간이 언제일지는 알 수 없다. 음반도, 영화도 하지 않고 '올인'할 수 있는 마음을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은 음반 계획도, 작품 활동도 예정돼 있다.

"9월에 음반이 나와요. 이번에는 발라드가 될 것 같아요. 또 앨범 내고 나선 바로 중국영화 촬영에 들어가요. 로드무비 형식의 현대물이에요. 또 드라마도 할 생각인데 아직 마땅한 게 없네요. 좋으면 무조건 할 겁니다."

'아메리칸 울트라' '치외법권', 병맛-B급 닮은 듯 다른 느낌

사진=비에스투데이 강민지 기자

비에스투데이 황성운 기자  bstoday@busan.com

< 저작권자 ⓒ BSTODAY,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면보기링크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

  • 사회
  • 스포츠
  • 연예
  • 정치
  • 경제
  • 문화·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