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목소리' 빈스컬리(89)가 67년 만에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고했다. 팀은 연장 끝내기 홈런으로 지구우승을 결정지으며 스컬리에게 극적인 은퇴선물을 안겼다.
LA다저스는 25일(현지시간)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서 찰리 컬버슨의 끝내기 솔로포로 매직넘버를 '0'으로 만들었다.
2-3으로 패색이 짙던 9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내셔널리그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노리고 있는 코리 시거는 우측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동점 솔로포로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연장 10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선 컬버슨은 상대 투수 분 로건의 2구를 잡아 당겨 매직넘버 '1'을 지우는 끝내기 홈런으로 다저 스타디움을 극장으로 만들었다.
특히 이번 우승은 올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다저스의 목소리' 스컬리를 위한 극적인 선물이 됐다.
1950년 LA다저스의 전신 브루클린 다저스 시절 라디오와 TV 중계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67년째 다저스 경기만을 중계해 온 스컬리는 구단의 '리빙 레전드'다
뉴욕 출신으로 58년 다저스가 연고지를 LA로 옮길때 함께 이사한 스컬리는 이번 콜로라도와의 시리즈가 마지막 홈경기 시리즈였다.
지난 24일 치러진 그의 은퇴식에서 스컬리는 "60세 넘어 은퇴하는 이에게는 다른 계획이 있겠지만, 내겐 이제 살아남는 것이 도전"이라면서 "집은 좁아지고 약통 크기는 커질 것"이라며 유쾌한 분위기를 이끌어냈다.
은퇴식에는 다저스의 전설적인 투수인 샌디 쿠펙스와 전설을 향해 나아가는 현재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함께하기도 했다.
또 이날 경기에서는 네 명의 심판은 물론 야시엘 푸이그, 코리 시거 등은 경기 시작과 타석에 들어설 때 스컬리를 향해 헬멧을 들고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다저스의 우승으로 경기가 끝난 후 스컬리는 "내게 열정을 준 여러분이 너무나 소중하고, 여러분이 나를 필요로 하는 것보다 내게 당신들이 더 필요하다"는 감동적인 고별사를 남겼다.
스컬리는 내달 2일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에서 열리는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를 마지막으로 중계 박스를 떠난다.
사진=LA 다저스 트위터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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