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 | 2025-05-12 18:13:22
프로축구 부산아이파크가 올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외국인 선수 중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곤잘로였다. 그는 브라질 출신으로 키가 무려 2m1cm에 달하는 장신 공격수다.
곤잘로는 주로 ‘원탑’으로 최전방을 책임지고 있다. 최전방 공격수로 2m 장신이 버티고 있으면 상대 팀 입장에서는 여간 부담스럽지 않다. 장신 공격수를 보유한 감독 입장에서는 제공권 장악은 물론 장신 공격수를 이용한 다양한 전술을 펼칠 수 있어 반가운 존재다. 부산 조성환 감독의 스타일이 탄탄한 수비 조직력을 바탕으로 공세를 펼치는 점을 감안하면 곤잘로는 어느 누구보다도 감독의 전술에 적합한 선수인 셈이다.
특히 곤잘로는 큰 신장에 비해 많은 활동량과 스피드도 준수한 스트라이커 자원이다. 골리앗같은 신체 능력을 바탕으로 한 스크린 플레이가 뛰어나고, 제공권 장악 능력은 물론 양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점도 큰 장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같은 곤잘로의 진가는 11일 청주 종합경기장에서 열린 충북 청주와의 1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잘 드러났다. 곤잘로는 이날 후반 시작과 함께 투입돼 멀티골을 기록하며 부산의 2-0 승리와 함께 시즌 첫 4연승의 일등 공신이 됐다.
후반 29분 터진 선제골은 곤잘로의 머리에 의한 득점이었다. 부산의 이현규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올린 공을 곤잘로가 골문 정면에서 머리로 방향을 바꿨다. 공은 왼쪽 골대를 맞고 튀어 나왔고 곤잘로가 다시 머리로 밀어 넣은 것이다.
곤잘로는 6분 뒤 추가골을 기록했다. 이번에 머리가 아닌 발이었다. 빌레로의 패스를 받은 곤잘로는 슬리이딩하며 발로 공을 청주 골문으로 밀어 넣었다. 상대 수비수가 앞서 있었지만 곤잘로의 긴다리가 공을 먼저 터치한 것이다. 곤잘로는 이날 경기에서 시즌 4, 5호 골을 잇달아 넣으며 팀 내에서 페신과 함께 득점 공동 선두에 올랐다.
부산은 이날 승리로 안산, 화성, 아산에 이어 청주까지 꺾고 기분 좋은 4연승을 달렸다. 6승 3무 2패(승점 21)를 기록한 부산은 현재 5위를 차지하고 있다. 올 시즌 11경기에서 17득점을 올린 부산은 3위 수원 삼성(21득점)과 4위 서울 이랜드(20득점)와는 승점이 같지만 득점에서 밀려 5위에 머물러 있다. 부산은 2위인 전남(승점 22)과는 불과 승점 1점 차여서 본격적인 선두권 경쟁을 벌일 수 있게 됐다.
부산은 오는 17일 오후 7시 리그 3위인 수원 삼성을 홈으로 불러 5연승을 노리고 있다. 수원과는 올 시즌 첫 대결이다. 수원은 리그 득점 2위에 올라 있는 일류첸토(7골) 등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강팀이다. 한때 K1리그에서 우승을 다툴 정도로 명문팀이었으나 2년 전 2부리그로 강등된 이후 지난해에는 플레이오프에도 진출하지 못하며 1부리그 승격의 꿈을 접어야만 했다. 올해는 1부리그 승격을 목표로 초반 상승세가 무섭다.
하지만 수원도 약점이 있다. 허술한 수비다. 수원은 득점에서는 리그 2위에 올라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하지만, 14점을 실점하며 중위권(7위)에 머물러 있다. 상위권 팀 치고는 실점이 많은 편이다.
반면 부산은 실점 9로 리그에서 두 번째로 실점이 적은 ‘짠물 수비’를 펼치고 있다.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공세를 펼친다면 ‘대어’ 수원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은 기세가 오른 곤잘로를 비롯해 페신, 빌레로 등 ‘외국인 삼인방’를 전면에 내세워 수원을 잡고 리그 첫 5연승을 달성한다는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