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 2025-11-19 20:01:00
19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국내선 청사에 탑승 항공편이 안내되고 있다. 김종진 기자
부산과 서울을 잇는 대한항공 왕복항공편이 지난해보다 200편 넘게 감소하면서 지역민의 이동권이 침해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으로 독점 체제가 된 대한항공이 수익성에 몰두해 국내선 항공편을 더 줄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출장이나 여행 등 부산~서울 노선의 고정 수요가 많은 만큼 정부가 공익적 차원에서 일정 항공편 수를 유지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9일 대한항공·에어부산·진에어 등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김해~김포공항 왕복 항공편은 1051편이다. 이는 지난해 10월 김해~김포공항 왕복 항공편(1289편)보다 약 18% 감소한 것이다.
특히 대한항공의 항공편 감소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548편이었던 김해~김포공항 왕복 항공편은 1년 만에 346편으로 약 3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에어부산의 김해~김포공항 왕복 항공편은 33편 감소했다.
바로 직전인 지난 9월도 부산과 서울을 오가는 항공편이 지난해보다 적었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9월 세 항공사의 김해~김포공항 왕복 항공편은 913편으로 지난해 같은 달 왕복 항공편(1252편)과 비교해 27%가량 줄었다.
김해~김포공항 항공편 씨가 마르면서 여객이 몰리는 월, 금, 주말 등 황금 시간대는 표 구하기도 힘든 실정이다. 이 때문에 부산 지역 기업 사이에서는 서울 출장도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산의 한 금융기관 관계자는 “출장이 잦은 월요일, 금요일, 주말 때 비행기표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이라며 “특히 휴가철인 여름에는 취소 표를 기다리는 경우도 빈번했다”고 말했다.
항공권 가격도 덩달아 높아졌다. 오는 22일 토요일 기준 김해~김포공항 편도 항공권 가격은 7만~10만 원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과거 5만 원 내외로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는 것에 비해 최대 배 가까이 가격이 올랐다.
부산시도 이러한 지역민의 불편이 누적되자 여러 항공사에 거듭 김해~김포공항 노선 증편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항공편 조정이 민간 항공사의 경영 부분이기에 즉각적인 반영이 안 되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항공업계는 항공기 정비가 늦어지며 김해~김포공항 항공편 수가 줄었다고 해명했다. 대한항공과 에어부산 모두 적어도 2대 이상의 항공기가 정비를 위해 해외로 나간 상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현재 정비 지연과 관계 없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에 따라 서울과 부산을 잇는 항공편이 줄어들었고, 향후에도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자회사인 에어부산이 하나의 회사로 합쳐지며 수익성이 낮은 단거리 노선보다 국제선에 중대형 항공기를 우선 투입하는 경영 가능성이 높아졌고, 이 과정에서 김해~김포공항 노선에서 중복되는 항공편이 줄면서 운항이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재율 지방분권균형발전 부산시민연대 공동상임대표는 “항공편 감소는 지역을 고립을 초래하고, 이는 부산을 수도권에 대응하는 지역 거점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정부 공약과도 대치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