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어 빠진 현수막 갈등 2R… 오은택 남구청장, 박재범 민주당 지역위원장 고소

남구 내 ‘구청장 의혹 나열’ 현수막
구청장 이름이나 주어 빠져 있어
오은택 “특정 인물 지칭 오해 소지”
박재범 “문구 취지 이해 못한 것”

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 2025-12-11 16:57:41

지난달 30일 부산 남구 대연동에 더불어민주당 남구지역위원장 명의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개발 정보 활용 투기, 해외 도박 자랑스런 구청장 없나요?’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부산일보DB 지난달 30일 부산 남구 대연동에 더불어민주당 남구지역위원장 명의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개발 정보 활용 투기, 해외 도박 자랑스런 구청장 없나요?’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부산일보DB

부산 남구에 내걸린 구청장 이름과 주어가 빠진 정치 의혹 제기 현수막(부산일보 12월 1일 자 4면 보도)을 두고, 오은택 남구청장이 민주당 박재범 남구지역위원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오 구청장은 주어가 빠진 문구가 자신을 비방하는 것으로 오해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박 위원장은 현수막의 의도를 잘못 해석한 것이라고 맞선다.

10일 부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오 구청장은 지난달 박 위원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남구 곳곳에는 주어가 명시되지 않은 채 구청장을 비판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렸고, 이 현수막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다.

논란이 된 현수막에는 ‘공직선거법 위반, 재개발 정보 활용 투기, 해외 도박 자랑스런 구청장 없나요?’라는 글귀가 적혔다. 이 세 가지 의혹의 당사자는 각각 김진홍 전 동구청장, 조병길 사상구청장, 윤일현 금정구청장으로 추정된다. 남구에 이 같은 현수막이 내걸려 있지만 앞선 세 의혹은 오 구청장과는 전혀 무관하다.

오 구청장은 해당 문제가 단순한 정치적 공방을 넘어 남구청 공직자들의 명예와 남구 행정 전반에 대한 신뢰 등과 깊이 연결된 사안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박 위원장에 대한 고소 절차를 밟는 것이 자신뿐 아니라 남구민의 명예와 남구청 공직자들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수막 속 ‘없습니까?’라는 표현은 ‘없다’는 전제를 깔고 던지는 반어적 질문으로 받아 들여질 수 있고, 자극적인 3개의 문구들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돼 특정 인물을 지칭하는 것처럼 읽힐 수 있는 구조라고 생각한다”며 “정치에도 지켜야 할 최소한의 도리와 페어 플레이 규칙이 필요하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이번 사안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것은 남구민들이 현수막 문구의 취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전제한 것과 다름없다고 맞섰다. 그는 남구 주민들이 해당 문구를 ‘국민의힘에서 미래지향적인 구청장 후보를 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였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현수막은 여야를 막론하고 미래지향적인 구청장이 필요하다는 취지였다”며 “문구는 부산시당 차원에서 결정한 것이라, 같은 내용의 현수막은 부산 곳곳에 걸려 있다. 다른 구·군에서는 문제 삼지 않았는데 유독 남구청만 불편한 시각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경찰은 명예훼손 혐의가 성립하는지는 수사를 통해 판단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빠른 시일 안에 피고소인을 소환해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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