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 2026-07-10 14:16:11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피습 자작극 혐의를 받는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가 8일 부산지방법원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위해 법정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개혁신당 정이한 전 부산시장 후보의 ‘테러 자작극’ 자백이 정치권 공방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경찰의 늑장 대응 경위와 개혁신당의 인지 시점 공개를 압박한 데 이어, 국민의힘 의원들도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사전 인지 사실을 부인하고, 사후 후보 공천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김미애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 전 후보의 테러 자작극 의혹과 관련해 경찰의 늑장 대응을 지적했다.
그는 “경찰은 5월에 이미 정 전 후보를 소환 조사해 자백 진술을 확보했고 범행을 모의하는 CCTV 등 주요 증거도 확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며 “그렇다면 왜 경찰은 당시 신속히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거나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았는지, 이유를 국민 앞에 낱낱이 설명하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개혁신당을 향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정 전 후보는 자신을 피해자로 포장하고 유권자의 감정 호소에 표를 얻으려 한 기만행위를 했다”며 “이번 사건은 단순한 형사사건이 아니다. 개혁신당은 5월 당시 이 사건의 실체를 어디까지 알고 있었고 보고받았는지 분명히 밝히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같은 당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신선한 세대교체를 내세웠던 정치 신인의 이면이 치밀하게 계산된 대국민 기만극이었다는 사실에 부산시민들은 깊은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며 “정 씨는 범행을 자백한 이후에도 후보 사퇴는커녕 목 보호대를 한 채 보름이 넘도록 태연하게 선거운동을 이어가 유권자들을 기만하고 우롱했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경찰의 수사 행태를 비판했다. 그는 “이번 사태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범죄 사실을 모두 인지하고도 이를 방치한 경찰의 수사 행태”라며 “유권자들은 선거 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투표해야 했고, 경찰은 선거가 끝난 뒤에야 강제수사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이어 “왜 유권자들은 중대한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보를 차단당한 채 한 표를 행사해야 했는가. 이는 단순한 수사 지연을 넘어 명백한 공권력의 선거개입이자 직무유기이며,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한 중대한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정 전 후보의 ‘테러 자작극’에 대한 자백을 받았음에도 지방선거 기간 동안 이를 공개하지 않은 경찰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주 의원은 “경찰은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 당선을 위해 정 전 후보 소환도 공개하지 않고 사건 처리도 미뤘다”며 “보수표 분산을 노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경찰이 자백받았다면 선관위에 통보하고 그 즉시 국민에게 알려야 했다”며 “정 전 후보가 범죄 자백을 하고도 선거를 완주하도록 도와 범죄 의도대로 보수표를 나눠 가져가도록 했다. 경찰 공권력의 선거 개입”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정 전 후보의 자작극 자백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한성숙 국무총리 예방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정 전 후보가 자작극을 인정했다는 보도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8곳에서 광역단체 후보가 나왔고, 특별히 어디를 편중해서 지원하거나 관심 가진 일이 아니어서 개별적으로 파악하지 않았다”며 “인지할 수도 없었고, 인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 차원의 진상조사 여부에 대해서는 “정 후보 측에서 진상조사에 응해야 하는데 탈당해서 강제권이 없어 제한적”이라며 “압수수색 당일까지 부산 캠프에 있던 사람들도 무슨 일인지 몰랐다고 한다. 그 사람들에게 물어봤지만 답을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닌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세 자릿수 후보를 공천하다 보니까 그중 특이한 사례가 발생했고,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후 후보 공천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부산 시민이 투표권을 강탈당했다고 비판한 데 대해 “정 후보가 속인 것을 속았다고 표현할 수는 있다”면서도 “한 의원이 계속 언급하는 이유는 다른 목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원래 직업이 뭔지 알지만, 그런 식으로 삐딱한 눈으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