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거취 결론 못 내는 국힘…'김칫국'만 마시는 중진들

장동혁, 사퇴론에도 장외행보 지속
당 중진들, 물밑 존재감 경쟁 몰두
대안 부재에 당권파 영향력 커져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2026-07-20 16:55:37

6·3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이어진 17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6·3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이어진 17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향한 당 안팎의 사퇴론에도 장 대표가 올림픽공원 집회에 몰두하며 이를 무시하자, 당 내부에서는 향후 대응 방안을 고민하는 분위기다. 당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차기 전당대회를 노린 물밑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지만, 의원들의 방관과 각자의 셈법 속에 사퇴 동력은 약해지는 모습이다. 이런 사이 당권파의 입지만 더 공고해지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장 대표는 당 내부의 사퇴 요구에도 불구하고 선거관리위원회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겨냥한 장외 행보를 이어간다. 장 대표는 앞서 인천, 부산, 광주를 방문한 데 이어 경기, 경남, 대구 등 전국 순회 일정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는 제헌절인 지난 17일에도 국회 행사 대신 서울 올림픽공원 집회에 참석했다. 그는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투표 수개표’ 등을 연호하는 참가자들과 함께하며 야당 추천 특검과 재선거를 주장했다.

원내에서는 자신에 대한 사퇴 요구가 이어지는 만큼, 원내 일정보다는 선관위 참정권 이슈를 고리로 입지를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장 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 추천, 수사 범위 무제한 ‘국민특검’만이 빼앗긴 참정권을 회복하고 대한민국의 헌법을 수호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장 대표가 사퇴론에 선을 긋고 있지만 차기 전당대회를 대비한 잠재 주자들의 물밑 움직임도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4선의 안철수 의원이다. 안 의원은 최근 무소속 한동훈 의원과 대립각을 세우고, 올림픽공원 집회에도 참석하는 등 강성 당원들을 끌어안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5선 권영세 의원도 장 대표를 향한 사퇴 요구에 나서며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는 장 대표에게 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물으면서, 한 의원의 복당 문제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권 의원은 각종 정치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며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공지방도 개설했다.

이 밖에도 5선 중진인 나경원· 김기현 의원도 차기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특히 김기현 의원은 한 의원의 부산 북갑 보궐선거 당선 이후, 자신이 이끄는 연구모임에 그를 초대하고 각종 토론회에 참석해 의원들과 교류를 이어가는 등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내년 2월 이후 전당대회가 열릴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당헌·당규상 장 대표의 잔여 임기가 6개월 미만으로 남는 2월 이후 전당대회를 치러야 차기 당대표가 2028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는 2년 임기를 보장받기 때문이다. 당권파를 중심으로는 장 대표가 내년 2월까지 버티다 조기 사퇴한 뒤 전당대회에 재출마해 공천권을 확보하는 구도를 그리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즉각 사퇴에 대한 힘이 실리지 않는 분위기에는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 퍼진 이른바 ‘한동훈 포비아’가 거론된다. 중진을 포함한 의원 상당수가 장 대표 체제로는 안 된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당장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점도 인정하는 분위기다. 비대위 체제로 넘어가 한 의원이 복당할 경우 자신의 입지가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 만큼, 장 대표 체제를 조금 더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장 대표 체제가 계속되면 그만큼 당권파의 영향력도 더 공고해질 것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이대로 가면 장 대표가 내년 8월까지 임기를 마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준태 당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가 본인의 임기를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 (올림픽공원 시위 현장에) 나와 있는 것이라는 취지로 말하는 분들이 있다”며 “그런 말씀을 하시려면 앞으로는 실명으로 말씀하시기 바란다”고 당내 반발 목소리를 겨냥해 비판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총선까지 아직 시간이 남았다는 이유로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려하고, 각자의 이해관계만 따지는 모습”이라며 “장 대표 입장에서는 아무도 나를 끌어내리지 못한다는 생각에 더욱 기세등등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면보기링크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

  • 사회
  • 스포츠
  • 연예
  • 정치
  • 경제
  • 문화·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