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성민(43)이 뇌사 판정을 받으며 세상을 떠났다. 비극으로 끝난 그의 삶은 누구보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경희대학교 사회체육학과를 전공하며 프로골프 선수를 꿈꾸던 김성민은 예기치 않은 부상을 당하게 되며, 1995년 연극 무대를 통해 배우의 길로 들어섰다.
차근차근 연기 내공을 쌓아가던 김성민은 2002년 MBC 일일드라마 ‘인어아가씨’로 안방극장에 데뷔했다. ‘인어아가씨’는 당시 5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보였던 흥행작. 사회부 기자 이주왕 역으로 장서희와 호흡했던 김성민은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고, 그 해 MBC 연기대상에서 신인상까지 수상했다.
그는 이듬해 MBC '앞집 여자' '왕꽃선녀님' 등을 통해 주연으로 발돋움했고, 그 이후로도 '돌아온 싱글' '환상의 커플' 등 쉬지 않고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또 영화 '상사부일체' '나는 행복합니다' 등 스크린에서도 주조연을 오가며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반듯한 외모로 착실한 이미지를 쌓은 것은 물론, '환상의 커플'에서는 아내에게 꼼짝 못 하는 소심한 남편으로 등장하며 이미지 변신에도 성공했다.
특히 지난 2009년 방송된 KBS2 '남자의 자격’을 통해 예능에서도 활약했다. 이경규 김국진 김태원 등과 호흡했던 김성민은 당시 배우로서 슬럼프와 경제적 문제로 인한 우울증을 고백하며 김봉창, 울보 등의 별명을 얻기도 했다. '남자의 자격'을 통해 이를 헤쳐나가는 모습으로 사랑받았고, 연말에는 KBS 연예대상 엔터테이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다시 전성기를 맞은 2010년 12월, 그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되며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준 것. 김성민은 당시 "우울증과 사업 실패로 인해 마약을 구입했다"며 "연예인 신분이라 주변의 눈이 의식돼 치료받기가 조심스러웠다"고 말했다.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김성민은 2012년 JTBC 드라마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로 재기했고, JTBC '더이상은 못 참아', tvN '삼총사' 등에 연이어 출연했다. 게다가 2013년에는 4살 연상의 일반인과 결혼하며 안정된 삶으로 접어드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다시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돼 올해 1월 출소했다. 그러면서 아내와 불화를 겪은 것으로 보인다. 김성민은 결국 24일 부부싸움 끝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뇌사 판정을 받은 김성민은 장기기증을 통해 5명의 새 생명에게 도움을 주며 세상을 등졌다.
사진=부산일보 DB
김두연 기자 myajk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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