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 | 2026-02-10 18:34:25
10일 대만 타이난의 아시아태평양국제야구센터에서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이 전지훈련을 하고 있다. 타이난(대만)=정대현 기자 jhyun@
롯데 자이언츠 2026 스프링캠프에서 훈련 중인 전준우 선수. 정대현 기자
“(전)민재 좋아~, 에이~아니지!”
10일 오전 롯데 자이언츠 전지훈련장인 대만 타이난의 아시아 태평양 국제 야구훈련센터. 롯데 ‘캡틴’ 전준우(40)의 목소리가 우렁차다. 선수들이 좋은 타격을 할 때나 멋진 수비를 보이면 어김없이 한 마디씩 한다. 주장의 응원을 들은 선수들의 몸놀림은 빨라지고, 방망이는 더욱 매섭게 돌아간다.
롯데는 지난해 베테랑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 리그 3위까지 치고 올라가며 ‘8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 기대에 한껏 부풀어 있던 롯데는 시즌 막바지 12연패하며 추락했다. 공교롭게도 롯데가 연패에 허덕일 때 ‘캡틴’ 전준우는 경기장에 없었다. 부상으로 팀의 연패를 지켜봐야만 했다. 팀의 중심인 베테랑이 빠진 롯데는 허둥지둥했고, 결국 연패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했다.
전준우가 또다시 주장을 맡았다. 지난 2024시즌부터 3년 연속으로 선수단을 이끌고 있다. 자기 성적 관리도 벅찬데 주장 완장이 부담스러울 만도 하지만 팀을 위해서라면 별문제 없다는 반응이다. 전준우는 “부담감은 없지만 책임감을 느낀다. 선수단 가교 역할을 잘 할 수 있다고 감독님이 판단하셔서 3년 연속 하는 것 같다”면서 “후배들이 워낙 잘 따라와 주고 열심히 하려는 의지가 강해 큰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타이난에서 만난 전준우는 예년과 좀 달라져 있었다. 평소 따뜻하게 후배들을 대하던 그가 쓴소리를 해댔다. 현재 팀의 상황 때문이다.
롯데는 현재 선수단의 체질 개선을 통해 강한 팀으로 변모하고 있다. 하지만 선수단의 허리 역할을 해줄 ‘중간급 선수’가 많지 않다. 팀 평균 연령이 27세일 정도로 젊은 팀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베테랑으로서의 노하우를 재능 있는 젊은 선수에게 제대로 전달하려면 쓴소리를 할 수밖에 없게 됐다. 악역을 자처한 전준우는 “지금 우리 팀은 중간급 선수들이 너무 없다 보니 어린 선수들이 자칫 방향을 잃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쓴소리보다는 대회를 많이 한다. 어린 선수들도 먼저 다가와서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친근해지고 분위기가 더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준우는 특히 윤동희, 장두성, 전민재, 고승민, 나승엽 등에게 쓴소리를 자주 한다. 이들이 앞으로 팀을 이끌어 나가줘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은퇴한 ‘단짝’ 정훈의 빈자리는 김민성(38)과 유강남(34)이 채운다. 전준우는 “어린 선수들이 너무 착하다. 저희가 피드백을 주면 좀 잘 하려고 노력하는 친구들이 많다 보니 금방 개선되고 팀 분위기도 좋아진다”고 밝혔다.
전준우는 주장으로서 팀에 헌신하지만 자신의 실력도 키워야 한다. 30대 중반이었던 2021시즌 리그 안타 1위(191개)에 올랐던 전준우는 이후 4시즌 동안 3할대 타율을 기록했다. 불혹의 나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실력이다.
전준우는 올해 가장 중요한 포인트로 ‘체력 관리’를 꼽았다. 체력이 떨어지면 장기 레이스에서 밀리고 심하면 부상까지 당한다. 지난해가 좋은 교훈이 됐다. 전준우는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부터 체력을 키웠다. 그래서일까. 타이난에서의 전준우는 지난 시즌보다 훨씬 균형 잡히고 단단해져 있는 느낌이다.
롯데는 최근 몇 년간을 통틀어 가장 강도 높은 전지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전준우는 “선수들이 뭔가 하고자 하는 의지가 크고, 감독·코치님들도 열정적으로 지원해 준다”며 뜨거운 훈련 열기를 반기는 분위기다.
전준우의 올 시즌 목표는 개인보다는 팀이었다. 그는 “개인이 잘하면 팀 성적도 좋아지겠지만, 어떻게 하면 팀이 많이 이길 수 있을까 생각 뿐”이라며 “롯데 선수들은 팬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다. 팬 기대에 만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타이난(대만)=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