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구미호, 일본의 사다코 그리고 대만에는 마신자가 있다. 이는 아시아 3개국을 대표하는 공포 캐릭터다.
공포 영화 '마신자–빨간 옷 소녀의 저주'의 개봉이 다가오면서 아시아 각국의 대표 공포 캐릭터들이 주목 받고 있는 것.
한국의 구미호는 꼬리 아홉 달린 여우로 신통한 능력을 지녔다고 여겨지는 상상의 동물. 1990년대부터 '토요미스테리 극장' '전설의 고향' 등을 통해 대중에게 각인된 구미호 캐릭터는 사람의 간 100개를 먹거나 인간 남성과 결혼해 100일 동안 정체를 들키지 않고 지내면 인간이 된다고 전해지며 남녀노소 모두에게 악몽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일본의 사다코는 영화 '링'에 등장했던 캐릭터로, 원치 않는 초능력 때문에 비운의 삶을 살다 죽은 귀신이다. 초능력 염사로 만든 비디오를 본 사람은 모두 죽게 만드는 끔찍한 저주로 전 세계를 공포에 휩싸이게 만들었다. 특히 TV 화면 속에서 밖으로 기어 나오는 기괴한 모습은 많은 패러디를 남긴 명장면으로 기억된다.
대만의 대표 공포 캐릭터 마신자는 왜소한 신체에 민첩한 동작을 지녔으며 붉은빛을 띤 아이 혹은 원숭이의 형상을 하고 있는 귀신이다. 빨간 눈과 공포스러운 굉음으로 사람의 마음을 현혹 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마신자가 뒤를 돌아 본 사람의 영혼을 바꾸어 간다는 믿음 때문에 산속에서 이름 전체를 부르지 말 것이며, 다른 사람의 어깨를 치지 말라는 전설이 여전히 남아 있다. 또 마신자의 저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다른 사람의 이름을 부르는 것뿐. 이름을 불린 사람과 영혼을 바꾸어 자신의 영혼을 되찾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전해진다.
실제 대만에서 발생한 의문의 사건에 마신자가 등장한 일이 여러 차례 밝혀지면서 충격을 더한다. 1998년 타이중에서 일가족이 원인 불명으로 사망한 사건 발생 후, 그들이 남긴 카메라에 빨간 옷을 입은 마신자가 포착되면서 대만 전역을 공포로 물들였다.
영화 '마신자–빨간 옷 소녀의 저주'는 이런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타이베이에서 발생한 의문의 실종 사건 뒤 '빨간 옷 소녀'라 불리는 마신자가 감추고 있는 진실을 파헤치는 스토리다. 21일 개봉.
사진=우성엔터테인먼트 제공
황성운 기자 jabong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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