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비되는 지하철 지하수, 냉난방용 이용 가능한 자원 '20개 역이 활용하면 연 137억 절감'

2016-08-08 11:19:52

지하철에서 유출되는 지하수를 냉난방용으로 사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낭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서울시 감사위원회의 '에너지시책 추진실태 성과감서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하루 평균 서울 시내 지하철역 253곳에서 발생하는 유출 시하수는 약 6만8천㎥에 달했다.
 
이 가운데 환경 보호 등의 이유로 하천으로 방류되는 5만3천여㎥(78.1%)를 제외한 나머지 중 1만3천여㎥(19.9%)가 하수처리장으로 보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 청소, 용수, 화장실 등에 활용되는 양은 1천300㎥(2%)정도에 그쳤다.
 
유출 지하수는 온도가 1년 내내 14~19도 정도로 일정해 냉난방용으로 활용될 수 있지만 대부분이 그냥 흘려보내지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보고서는 "지하 10m 이상에서 약 15도가량의 안정적인 열원을 열펌프와 냉동사이클 설비로 이용하는 '지열 냉난방시스템'을 갖추면 냉방은 약 50%, 난방은 약 78%까지 에너지 절감이 가능하다"며 "하루 평균 1천㎥ 이상 유출되는 양평역 등 20개 역의 유출 지하수만 활용해도 연 137억원을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유출 지하수를 냉난방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역사는 4호선 길음역(냉방)과 6호선 고려대역(냉난방) 등 두 곳 뿐이다.
 
특히 길음역은 2014년 6월부터 지하수를 활용해 냉방을 시작했고, 기존 냉동기 사용 대비 연 6천100만원(47%)의 에너지 비용을 아낀 것으로 조사됐다.
 
지하수법에 따르면 이미 매일 300㎥ 이상의 지하수가 유출되는 경우 냉난방 등 이용 대책을 마련해야한다.
 
서울시는 103억원을 들여 유출 지하수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려는 사업자에게 낮은 이자로 기금을 빌려주는 사업도 하고 있다. 하지만 2014년 6월 고려대역 이후 신청자가 없는 상태다.
 
보고서는 "관련부서,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공사 등은 지하철 유출 지하수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수립하라"고 통보했다. 이에 서울시는 "일 450㎥ 이상 유출되는 연신내역 등 63곳의 지하수를 활용하는 방안을 서울메트로·서울도시철도공사와 협의하려 한다"고 밝혔다.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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