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젠, 김태영 대표 체제 유지된다…해임안 부결에 소액주주 '한숨'

2017-02-10 13:02:26

"대표이사 해임안이 통과되지 못할 거란 건 이미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우린 그저 대표 얼굴을 직접 보고 소통할 기회를 얻고 싶었던 건데 그 마저도 무산됐네요.(한숨)"
 
웹젠 김태영 대표에 대한 등기이사 해임 안건이 당초 시장의 예상대로 부결됐다.
 
웹젠은 1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새마을운동중앙연수원 강의장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김 대표 및 김난희 경영전략본부장 등 사내이사 2명에 대한 등기이사 해임안건을 표결에 부쳤으나 통과되지 못했다.
 
또 소액주주들이 추천한 상근이사 1명과 사외이사 1인 신규선임에 대한 안건도 표결 끝에 불발됐다.
 
이날 임시주총은 회사의 과도한 주가하락에 대한 최고 경영진의 책임을 묻고 이를 통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하자는 차원에서 이현석 등 100여명의 소액주주들이 소집했다.
 
실제 2015년 4월 4만5천원 대에 거래되던 웹젠의 주식은 2월10일 현재 그보다 63% 가량 빠진 1만6천원 대에 거래되고 있다. 
 
지속되는 주가 하락세를 보다 못한 소액주주들은 작년 8월께부터 집단행동에 돌입, 주가 정상화를 위한 회사 측의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는 중이다. 작년 10월과 11월 두 차례의 경영권분쟁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최후 보루 격으로 진행된 이날 임시주총 역시 소액주주들의 한숨을 키웠다.
 
회의 안건으로 상정된 ▲임시의장 선임(소액주주 추천인) ▲이사 해임 ▲이사 선임(소액주주 추천인) 등의 안건들이 하나씩 '부결'로 발표될 때마다 주총장 곳곳에서는 한숨과 탄식이 터져 나왔다. 사측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소액주주도 엄연한 회사의 주인이고 투자자다. 과도한 주가폭락에 대한 당위성을 이야기해 줘야 할 것 아니냐."
 
"대표이사 얼굴 한 번 못 보는 게 무슨 주주총회냐. 이사 해임안 당사자인 김태영 대표, 김난희 본부장이 오늘 출장중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라."
 
"웹젠은 소액주주들과 소통을 해라. (주가하락으로)다 같이 고생하고 있다. 이럴 거면 주식은 왜 팔고, 상장은 왜 했냐."
 

이날 현장에는 30여명의 주주들이 참석했다. 사전 전자투표 및 위임장을 받아 대리출석한 인원까지 합하면 총 527명의 주주가가 이번 주총 안건에 대해 권리를 행사했으며, 이는 이 회사 전체 61%에 해당하는 규모다.
 
자신을 소액주주모임 대표라고 소개한 이모씨는 "과도한 주가하락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김태영 대표 등에 대한 해임안건을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8월부터 웹젠 측에 주가하락, 과도하게 지급된 직원 성과급 그리고 이에 반해 주주들에겐 배당을 진행하지 않은 점 등에 대한 질의를 지속했으나 회사 임원으로부터 관련 설명을 받은 적이 단 한차례도 없다"면서 "우리는 그간 회사가 보여온 불통과 소액주주를 가볍게 여기는 태도에 분노를 느낀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김태영 대표 체제 이후 개발 중단된 게임들과 론칭 후 바로 묻힌 게임들이 너무 많다"고 말하며 "우리에게 투자 받은 돈을 도대체 어디에 어떻게 사용했는지 설명을 듣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실 소액주주들도 주총 안건들이 대주주의 문 턱을 넘지 못하고 부결될 것을 이미 예상하고 주총장을 찾았다. 현장에서 김태영 대표를 만나지 못할 것도 예상하고 김 대표를 수신인으로 하는 서면 질의서와 건의사항도 만들어갔다.

질의서의 주요골자는 ▲김병관 전 의장(최대주주)의 국회의원 신분 획득에 따른 사업상 불이익 ▲직원 성과급 ▲게임 내 캐시백 이벤트 진행시 매출인식 방식 등이다.

이날 주총에 참석한 한 개인투자자는 "안건이 부결될 것을 예상은 했지만, 일방적인 회의진행 등 불통으로 일관하는 웹젠의 태도에 다시 한번 실망했다"면서 "웹젠 투자로 인해 입은 재산상 피해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웹젠의 소액주주 비중은 전체의 약 40%이며, 최대주주 김병관(26.72%) 전 의장 및 특수관계인이 27.2%를, 중국 게임사 펀게임(아워팜)이 20.24%를 보유하고 있다.  
  
류세나 기자 cream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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