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적' 이하늬, 황진영 작가와 만나 새로운 장녹수 탄생

2017-02-22 11:06:00

이하늬는 황진영 작가와 함께 역적에서 새로운 장녹수를 탄생시켰다. 방송 캡쳐

배우 이하늬가 괴물이 되어버린 새로운 장녹수를 탄생시켰다.
 
MBC 월화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은 흔히 희대의 폭군 연산(김지석)을 사로잡은 경국지색으로 알려진 장녹수(이하늬)에게 능상(아랫 사람이 윗 사람을 업신여김)척결 시대에 인간다운 삶을 원했던 기생이라는 새로운 옷을 입혔다.
 
공화(어린 장녹수)의 어머니는 현감이 바뀔때마다 새 현감을 남편 삼아 살림은 물론 잠자리까지 함께 하는 관아에 딸린 관기였다. 현감이 어머니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으면 쫄쫄 굶었던 어린시절을 겪은 공화는 어머니 손에 이끌려 예순을 넘은 새 현감을 모시러 가며, 어미에게 제 자식 손을 잡고 오라고 시키는 더러운 놈들에 대한 분노로 괴물이 되기로 결심했다.
 
"멍청하고 어리석은 것들, 이 세상천지에 늬들을 기다리는 사람이 아무 데도 없다는 걸 왜 몰라"라고 외쳤던 절규와 속에서 북받치는 울분을 어쩌지 못하고 남몰래 눈물을 토해내던 거의 모습은 그가 관기의 딸로서 겪은 지옥과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을 얼마나 다그쳤는지를 단번에 보여줬다.
 
황진영 작가는 인간답게 살기 위해 홍길동(윤균상)을 향한 연정을 억누르고 연산과 연을 맺은 장녹수를 통해 우매한 지도자의 백성은 당연한 것을 위해 스스로를 어디까지 몰아부쳐야 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역사 속 장녹수의 흔적을 충실이 쫓으면서도 새로운 해석으로 쌓아올린 장녹수는 전에 없던 기구한 서사를 얻었다.
 
새로운 장녹수를 살린 것은 배우 이하늬다. 국악 전공 특기를 한껏 할려 장녹수의 예인적 면모를 여타 배우와는 다르게 표현함은 물론, 비명을 숨긴 뒤틀린 미소로 공화가 걸어온 길의 거친 촉감을 표현해냈다. 수려한 노래를 뽑아내는 순간에도 장녹수가 애잔해 보이는 이유다.
 
'역적'에서만 볼 수 있는 전혀 새로운 장녹수의 이야기는 매주 월, 화요일 밤 10시에 펼쳐진다.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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