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동춘동 초등학생 살해 용의자는 17살 이웃 소녀...칼로 찌른 후 옥상에 시신유기

2017-03-30 08:54:19

인천동춘동에서 실종신고가 접수된 뒤 흉기에 찔린채 발견된 초등학생 살해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10대 미성년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30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A(17·여)양을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양은 29일 오후 1시경 인천시 연수구 동춘동의 한 공원에서 초등학교 2학년생인 B양을 유인한 뒤 공원 인근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가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양은 휴대전화를 빌려주겠다며 친구와 공원 내 놀이터에서 놀던 B양을 유인했다.
 
B양 부모는 집 밖으로 놀러나 간 딸이 오랜 시간이 지나도 귀가하지 않자 같은 날 오후 4시 24분께 경찰서에 실종 신고를 했다.
 
공원 인근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용의자인 A양의 인상착의와 신원을 특정한 경찰은 A양이 사는 것으로 추정된 아파트를 탐문 수사해 그의 부모를 찾아낸 뒤 집 주변에서 A양을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A양을 체포하기 직전 이 아파트 옥상에서 숨져 있던 B양을 발견했다. B양의 시신은 발견 당시 대형 쓰레기봉투에 담긴 채 아파트 옥상 내 물탱크로 추정되는 별도의 건물 위에 놓여 있었고 시신 일부는 심하게 훼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B양은 29일 12시 44분께 친구와 함께 자신이 다니는 초등학교 정문에서 나와 바로 옆 공원 놀이터에 잠깐 머물다가 4분 뒤인 낮 12시 49분께 A양이 사는 아파트 라인의 엘리베이터에 탔다. 당시 엘리베이터에는 A양과 B양 둘뿐이었다.
 
둘이 함께 A양의 집에 들어간 지 2시간여 뒤인 오후 3∼4시께 A양 혼자 아파트를 빠져나가는 CCTV 영상이 확인됐다.
 
경찰은 A양이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하는 흉기를 그의 집 내부에서 확보하고 시신 발견 장소를 통제한 뒤 현장 감식을 벌였다.
 
A양은 학교에 다니지 않고 있으며 정신질환 때문에 7년째 치료를 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체포된 뒤 범행 동기 등에 대해 횡설수설 하는등 진술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부모도 변호사를 선임한 후 조사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일단 미성년 피의자인 점을 고려해 유치장에서 잠을 재운 뒤 오늘 오전부터 다시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아파트가 밀집된 곳에서 대낮에 벌어졌으며 용의자가 이웃에 사는 10대 소녀라는 점에서 더욱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김정덕 기자 orikimj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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