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 마약 밀수 7년 새 18배 폭증…부산항도 사각지대

국내 항만 마약 밀수 2017년 60건
2023년 1072건으로 7년 새 16.8배
마약수사 전담인력 증원은 요지부동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2024-07-25 10:23:28

컨테이너 화물로 가득 들어찬 부산항 신항 전경. 부산일보DB 컨테이너 화물로 가득 들어찬 부산항 신항 전경. 부산일보DB

부산항 등 국내 항만을 통한 마약 밀수 적발 건수가 2017년 60건에서 지난해 1072건으로 7년 새 약 18배 폭등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부산항 등을 통해 100만 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1000억 원대 상당 코카인 35kg이 적발되는 등 항만 마약 사각지대가 점차 넓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국민의힘 서천호(경남 사천남해하동)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해상 마약밀수 단속 건은 지난 2017년 60건에서 지난해 1072건으로 폭등했다. 같은 기간 마약밀수 적발 인원도 38명에서 461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마약의 종류별로는 양귀비의 경우 2022년 8157주 에서 2023년 1만 6955주로 두 배 넘게 증가했고, 대마 또한 2022년 35g에서 2023년 577g으로 약 17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이 외에도 엑스터시, 야바(동남아 마약)와 같은 신종마약과 의료용 마취제로 사용되는 케타민 등도 2020년 이후 지속적으로 적발되고 있다. 특히 동남아 등 외국인 해양종사자 일부가 현지 마약조직과 연계해 마약 밀반입을 시도하는 등 외국인 해양종사자 마약사범도 2018년 4명에서 2023년 77명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

선박을 통한 해상 밀반입의 경우 한 번에 대량으로 유입될 수 있어 국민에게 피해를 미칠 우려가 크지만 적발하기 어려운 특징이 있다. 실제로 2021년 부산 컨테이너선 1척에서 100만 명이 투약할 수 있는 1000억 원 상당의 코카인 35kg이 적발된 바 있다. 2021년 국내 마약류 밀반입량 중 선박을 통한 밀반입량은 무려 82.5%를 차지했다.

문제는 해양경찰청 등이 매년 수사 전담인력을 늘리고는 있지만, 해상 마약 거래의 대형화·첨단화 추세에 대응하기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서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해양경찰청 마약수사 전담인력은 총 86명이다. 그러나 정원에 반영된 인원은 26명(기준정원 14명, 유동정원 12명)에 불과하고, 나머지 60명조차 경찰서 외사 인원을 재배치 활용해 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해양경찰청에는 해상 마약 밀반입을 차단하기 위한 청내 과단위 부서조차 없다.

서천호 의원은 "해상 마약 밀반입이 국민과 국가 안보에도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는 만큼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응을 위한 전담인력과 조직을 갖출 필요가 있다"며 "해양경찰청은 해양수산부,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등 관계 기관과 적극 협의해 마약 수사 인력과 조직을 조속히 보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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