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희 "뇌 구조 문제" 지적에 이진숙 "명예훼손·모욕말라"

사상 유례없는 방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與 "체력검증 변질" 野 "자료제출 미비 때문"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2024-07-26 18:05:27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6일 오전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6일 오전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회는 26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해 사흘째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청문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이 후보자의 "뇌 구조가 이상하다"고 말해 두 사람이 날카롭게 맞섰다. 이 후보자는 모욕당했다며 즉각 사과를 요구했지만, 최 위원장은 거부했다.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은 2012년 10월 안철수 당시 대선 후보의 논문 표절 의혹을 보도한 MBC 기자가 정권이 바뀐 뒤인 5년 반 뒤 해당 보도에 대한 검증 소홀 등을 이유로 뒤늦게 해고 징계를 받은 데 대한 견해를 묻자 이 후보가 "정치 보복"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살다 살다 저런 궤변은 처음 들어본다"며 "사내에서 일어난 일에 정치 보복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은 후보자의 뇌 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해당 발언에 사과를 요구했지만, 최 위원장은 "뇌 구조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건 사과할 일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 후보자는 "제 뇌 구조에는 이상이 없다"고 따졌고, 최 위원장이 다음 질의 순서로 넘어가려 하자 "제 뇌 구조에 어떤 이상이 있느냐"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다.

26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위원장이 국회관계법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위원장이 국회관계법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 후보자는 이후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이 '뇌 구조' 발언을 다시 꺼내자 "이렇게까지 모욕적인 언사를 들은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명예훼손과 모독, 모욕의 의미가 있다고 판단한다. 위원회 쪽에서 조처해달라"고 했다.

김 의원은 "이렇게 체력 검증을 하다 보면 뇌 구조가 이상해질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 이 후보자를 향해 "병원에서 MRI라도 찍어볼 생각은 없나"라고 물었다.

이 후보자는 "청문회가 끝나면 한번 고려해 보겠다"고 답했고, 김 의원은 "이게 3일째 이어지는 청문회의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인사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2000년 이후 장관급 후보자 청문회가 사흘 동안 이뤄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인사청문회법은 '청문회 기간은 3일 이내로 한다'고만 정하고 있지만 장관급은 하루, 총리급은 이틀 동안 청문회를 하는 것이 그동안의 관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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