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 | 2024-12-26 17:27:38
‘스포츠 대통령’이라 불리는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다음 달로 다가오면서 본격적인 경쟁에 들어갔다.
지난 25일 제42대 대한체육회장 후보 등록을 마감한 결과 이기흥 현 회장을 비롯해 김용주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처장,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 오주영 대한세팍타크로협회장,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 등 6명이 입후보했다. 역대 대한체육회장 선거 중 후보자가 가장 많다.
이들은 26일부터 선거일인 내년 1월 14일까지 19일간의 공식 선거전에 돌입했다.
이번 선거는 체육회장 3선을 노리는 이기흥 회장과 5명의 후보인 ‘반이기흥연대’와의 대결 구도로 점쳐진다. 후보 등록 마감 직전까지 거론됐던 ‘반이기흥연대’의 후보 단일화는 일단 무산됐다.
이기흥 후보는 지난 23일 출마 회견에서 “체육회가 대내외적 도전에 직면해 있는데, 도외시하기엔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대한민국 체육의 변화, 체육인과 완성하겠습니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이 후보는 최근 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고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직무정지를 당하는 등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이 때문에 직원 채용 비리와 금품 수수, 업무상 배임 및 횡령 등 혐의에 대한 국민적 의혹을 얼마나 해소시키느냐에 선거 명운이 걸려 있다. 이 후보는 “이번 선거는 단순히 대한체육회장 한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체육이 정치에서 완전히 분리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용주 후보는 강원도체육회 사무처장 출신으로 선수와 지도자, 행정가를 두루 거친 경험을 바탕으로 톡톡 튀는 공약을 내걸었다. 김 후보는 정부로부터 독립적인 체육청 신설과 대한체육회장 3선 연임제 폐지, 시군구체육회 예산 법제화 등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김 후보는 “대한체육회를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다. 국민들이 원하는 대로 체육회가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유승민 후보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탁구 남자단식 금메달리스트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과 대한탁구협회장을 역임했다. 유 후보는 한국 체육의 미래를 바꿀 6대 공약으로 △지방체육회 및 종목단체 자립성 확보를 위한 동반 성장 △선수 및 지도자 스포츠 커넥트 시스템 도입 △학교체육 활성화 프로젝트 △생활체육 전문화를 통한 선진 스포츠 인프라 구축 △글로벌 중심 K-스포츠 △대한체육회 수익 플랫폼 구축 통한 자생력 향상 등 추진에 나선다. 유 후보는 “젊은 나이와 실행력, 그리고 경험을 무기로 체육계 변화와 혁신에 앞장서겠다”고 주장했다.
강태선 후보는 대한체육회의 변화와 미래를 강조하면서 △경기인·체육단체 처우 개선 지원 △체육회 전문 행정역량 강화 △2036 하계올림픽 유치 △국민·정부·체육단체 소통 강화 등에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오주영 후보는 6명의 후보 중 최연소(39세) 후보임을 강조하면서 젊음과 패기로 변화와 개혁을 추진할 것임을 강조했다. 오 후보는 △체육행정 혁신 △엘리트체육 활성화 △체육시설 확충과 활용 개선 △생활체육 활성화 △심판 제도 개선 △체육 홍보와 대중화 △스포츠 외교 역량 강화 등을 내세웠다. 오 후보는 “체육에 빚진 것이 없는 사람인 만큼 체육회를 특정 세력의 도구가 아닌 체육인을 위한 조직으로 되돌려 놓겠다”고 밝혔다.
강신욱 후보는 하키인 출신으로 단국대에서 후학을 가르친 학자이다. 강 후보는 41대 체육회장 도전 좌절 이후 4년간 바닥 표심을 다져왔던 자산을 바탕으로 체육인들의 마음 잡기에 나선다. 강 후보는 “선거 기간 많은 분을 만나 경청하는 한편 강력한 호소를 통해 공감을 끌어내겠다”고 말했다.
아직 단일화의 여지는 남아 있다. 강태선 후보는 “투표 전일까지 단일화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며 “체육회를 위해서 뭐가 옳은지 심사숙고해서 결정할 것이다. 한 사람으로만 되지 않는다. 힘을 모으면 꿈은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한편, 내년 1월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열리는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2300여 명의 체육인들로 꾸려진 선거인단 투표로 선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