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공사비 4년새 29% 급등…지역 건설사부터 ‘휘청’

건산연 공사비 지수 크게 증가
작년 4분기 이후 실적 급감 우려
지난해 부도 업체 5년 만 최대
부산 건설사 6곳, 전국 최다치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2025-01-12 13:26:42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건설노동자들이 물을 마시고 있다. 기사와 직접 연관은 없음. 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건설노동자들이 물을 마시고 있다. 기사와 직접 연관은 없음. 연합뉴스

부동산 침체에 건설 공사비 상승이 겹쳐 건설사 실적이 지난해 4분기 이후부터 대폭 하락할 우려가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지역 중소 건설사는 경영 악화를 견디지 못해 이미 부도나 폐업 위기에 몰린 것으로 진단됐다.

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은 12일 공개한 ‘2025년 건설산업 7대 이슈’ 보고서에서 2023년 이후의 지속적인 건설 수주 감소와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 공사비 상승 등으로 인해 건설 기업의 재무 상태가 크게 악화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유동성 위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앞으로 건설사들이 직면할 가장 큰 재무적 위험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건산연은 “특히 2022년 이후의 지속된 공사비용 상승이 재무제표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2024년 4분기 이후부터 경영실적이 크게 떨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사비 상승 속도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산출하는 건설 공사비 지수 추이로 확인된다. 지난해 11월 건설 공사비 지수는 130.26으로 공사비 급증이 시작되기 전인 2020년 11월(100.97)보다 29.0% 상승했다.

이 지수는 건설 공사에 투입되는 재료, 노무, 장비 등의 직접 공사비에 생산자 물가 지수와 같은 관련 경제 지표를 반영해 가공한 수치로, 건설공사 물가 변동 분석의 기준이 된다. 지수는 경제구조 변화를 반영하도록 5년마다 기준연도와 조사 대상 품목 등을 개선하며, 현재 지수 자료는 2020년(지수 100)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지수가 2016년 11월(87.93)부터 2020년 11월까지 4년간 14.8% 오른 것을 감안할 때 최근 4년(2020년 11월~2024년 11월)간 공사비 상승 폭은 2배 가까이 늘었다. 매년 1~11월을 기준으로 2021년 평균 공사비 지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2% 늘었고, 2022년 1~11월 평균 지수는 11.5%, 2023년 3.4%, 지난해 1.8% 각각 상승했다. 지수는 지난해 2월(130.05) 처음으로 130대로 진입한 후 7, 8월을 제외하고 줄곧 130을 웃돌았다.

공사비의 가파른 상승은 부동산 침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중소·중견 건설 기업의 경영을 더욱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특히 지역 중소 건설 기업은 부도나 폐업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진단했다.

지난해 부도를 신고한 건설업체는 29곳으로 2019년(49곳) 이후 5년 만에 최대를 나타냈다. 이 중 86.2%(25곳)는 지방 소재 기업이었다. 부산지역 건설사는 6곳으로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많이 부도가 난 오명을 썼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해 시공 능력 평가 58위를 차지한 중견기업이자 ‘파밀리에’ 브랜드로 알려진 신동아건설이 법원에 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유동성 악화에 시달리다 지난달 말 만기가 도래한 60억 원짜리 어음을 막지 못한 것이 결정적 원인으로 전해졌다.

건산연 관계자는 “올해는 원자재가격 인상과 글로벌 공급망 애로에 따른 수급 불안정 등의 가능성이 큰 상황으로 여전히 공사비 상승 요인이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며 “건설공사비의 안정화를 위한 시의성 있고 효과적인 정책의 추진이 다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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