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상현 기자 songsang@busan.com | 2025-07-13 14:13:51
SK이노베이션이 SK그룹의 부동산 투자 전문회사 SK리츠와 함께 추진하던 ‘주유소 복합 에너지 플랫폼 개발 사업’을 전면 중단했다. 지난해 저조한 실적에 이어 올해 들어 2분기 연속 영업손실 위기에 처하자, 회사 차원의 리밸런싱(사업 재편) 작업이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산하 SK에너지는 ‘SK 친환경 복합 스테이션 구조 고도화 사업’의 1호 대상지였던 경기 시흥의 SK시화산업주유소 개발을 중단한다고 한국산업단지공단에 공식 통보했다.
앞서 2023년 SK에너지는 SK 주유소의 자산가치를 높이고 친환경 에너지 공급 기능을 갖춘 사업모델을 개발하고자 주유소를 주유, 전기차 충전, 연료전지 발전, 세차, 물류 등의 기능을 갖춘 복합 스테이션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첫 사업지였던 시화국가산업단지 내 SK시화산업주유소는 약 100억 원을 투입해 기존 시설을 철거하고, 도심형 물류 기능까지 포함한 3층 규모의 옥내형 주유소로 재개발될 예정이었다.
SK에너지는 2023년 10월 인허가 절차를 시작해 이듬해 5월까지 착공을 목표로 했으나 일정이 지연됐고, 결국 지난해 12월 사업을 전면 철회하기로 했다.
이번 결정은 SK그룹이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사업 재편)’ 전략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그룹 차원에서 비주력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주유소 복합 플랫폼 사업이 경영 판단에 따라 제외된 것이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은 SK E&S와의 합병을 시작으로 에너지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특히 장용호 사장이 SK이노베이션을 맡은 이후엔 자회사 SK엔무브의 기업공개(IPO)를 철회하고, SK이노베이션 E&S의 보령 LNG터미널 지분 유동화도 진행하고 있다.
장 사장은 SK그룹에서 인수·합병(M&A)을 이끌어온 구조조정 전문가로 꼽힌다. 과거 SK머티리얼즈와 SK실트론 인수를 이끌고 최근에는 SK스페셜티 매각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이 이처럼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근간이 되는 정유·화학 사업과 신사업으로 밀어 온 SK온의 이차전지 사업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446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는데 2분기에는 적자 규모가 2000억 원대로 더 커진 것으로 증권가는 추정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밸류체인 전반을 대상으로 운영 개선 활동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