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 2025-12-07 18:52:01
지난 5일 부산 중구 코모도호텔에서 열린 에이치라인해운·SK해운 본사 부산 이전 발표회. 왼쪽부터 서명득 에이치라인해운 사장, 전재수 행양수산부 장관, 김성익 SK해운 사장. 정대현 기자 jhyun@
새 정부가 해양수산부 연내 부산 이전과 더불어 HMM 등 해운기업 부산 이전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국내 해운기업 중 매출액 기준 7위와 10위 기업인 SK해운과 에이치라인(H-LINE)해운이 ‘내년 상반기 본사 부산 이전’을 공식화했다.
국내 해운업계 매출액 순위 7위·10위 선사의 본사 부산 이전 발표는 육상 노조의 반발로 난항이 예고되는 HMM 본사 부산 이전을 비롯해 다른 해운기업, 기업, 해수부 산하기관의 부산 이전에 기폭제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두 선사의 부산 이전 발표는 부산을 구심점으로 한 동남권에 신해양수도를 조성하기 위한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전재수 해수부 장관은 지난 5일 오후 2시 부산 코모도호텔에서 열린 에이치라인해운(사장 서명득), SK해운(사장 김성익)의 본사 이전 계획 발표회에 참석했다.
SK해운은 1982년 설립 이후 원유와 석유제품, 액화천연가스(LNG)·액화석유가스(LPG) 등 에너지를 수송하는 매출액 기준 국내 7위의 벌크선 선사이다. 에이치라인해운은 2014년 한진해운 벌크 부문을 바탕으로 설립돼 철광석, 석탄, LNG 등 원자재와 에너지를 수송하는 매출액 기준 국내 10위의 벌크선 선사이다. 임직원 규모는 SK해운 1398명, 에이치라인해운 1150명 등 2500여 명에 달해 부산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에이치라인해운과 SK해운은 부산을 중심으로 하는 동남권 신해양수도권 조성에 따른 동반 상승효과를 바탕으로 회사를 한 단계 더 도약시키기 위해 부산 이전을 결정했다. 두 선사는 이달 주주총회를 통해 정관을 변경하고, 내년 1월 본사 이전 등기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부산 본사 소재지는 기존 부산사무소(SK해운은 동구 초량동 흥국생명, 에이치라인해운은 동구 중앙동 CJ대한통운빌딩) 주변 추가 공간 임차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동남권을 수도권과 함께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만들기 위해 ‘해양수도권 조성’을 국정과제로 설정하고, 세계 2위 환적항이 위치한 부산에 해수부를 비롯한 해운 관련 행정, 사법, 금융 기능을 집적하고 있다. 해수부의 연내 부산 이전과 더불어 두 선사의 부산 이전 결정으로 해양수도권 조성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전 장관은 “두 선사의 과감한 이전 결정은 더 많은 기업이 부산으로 오도록 이끄는 마중물이 되고, 부산과 동남권이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해양수도권과 글로벌 해운 중심 도시로 자리잡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이제 부산으로의 집적화는 선사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필수적인 경영전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해양수도부산발전협의회(해수협)는 SK해운과 에이치라인 본사 부산 이전을 환영하는 성명을 내고, 최대 국적 선사인 HMM 본사 부산 이전과 해양 공공기관 부산 이전도 속도를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해수협은 7일 발표한 성명에서 “SK해운과 에이치라인은 인력과 업무를 온전히 부산으로 옮겨야 하고, 국내 최대 국적 원양 선사인 HMM이 본사 부산 이전을 조속히 확정해야 부산에 국제적인 해운 클러스터를 조성할 수 있다”고 촉구했다. 이어 "해양 행정·연구 기능 집적이 함께 내실있게 이행되어야 해양수도 부산 구축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