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내란 사과 없이 악수 없다"… 여야 ‘강 대 강’ 대치 격화

민주 신임 당대표 정청래 당선

강성파 색채 정국 긴장감 고조
여야 상견례 여부도 오리무중
강경 일변도 당정 엇박자 우려
내년 지방선거 승리 책임 막중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2025-08-03 18:20:25

정청래 신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전 전남 나주시 노안면 오이 농가를 찾아 수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청래 신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전 전남 나주시 노안면 오이 농가를 찾아 수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을 이끌 새 수장으로 강성파 색채가 짙은 정청래 의원이 선출되면서 정국 긴장감이 고조된다. 정 대표가 당선 일성으로 국민의힘을 척결 대상으로 규정하며 “내란에 대한 사과 없이 악수도 없다”고 공언하자 야당은 즉시 맞불 비판에 나섰다. 정 대표 당선 즉시 여야 간 ‘허니문’ 기간 없이 강 대 강 대치가 격화되는 모양새다.

정 대표는 2일 당선 직후 국민의힘을 겨냥해 “헌법을 공격·파괴하고 실제로 사람을 죽이려 한 데 대한 사과와 반성이 없으면 그들과 악수하지 않겠다”는 강경 발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여성가족부 장관에 지명됐다 갑질 논란으로 자진 사퇴한 강선우 의원과 당선 직후 통화했다고 SNS에 올리며 “제가 강 의원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겠다. 힘내시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야당 공세에 이은 강 의원 지지 행보는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호응에 대한 화답이었다는 분석이다. 앞서 박찬대 의원은 강 의원에게 자진 사퇴를 공개 권유하는 선택으로 정 대표와 차별화를 꾀했으나 일부 지지층 사이 ‘수박’(민주당 배신자라는 뜻의 비하 용어)이라는 반발이 나왔다. 논란에도 불구 강 의원을 일관되게 감싼 정 대표가 대승을 거둔 데는 강경론이 주효했다는 평이 나오면서, 앞으로도 정 대표는 강성 지지층을 기반으로 투쟁 기조를 이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통상 당대표로 선출되면 여야 당대표 간 상견례를 갖는 것이 관례지만, 정 대표가 당선 일성으로 야당 공세를 쏟아내면서 상견례 성사 여부도 오리무중이다. 일단 국민의힘은 즉시 비판에 나섰다. 3일 국민의힘은 정 대표를 두고 “야당에게 적개심을 표출한 초유의 여당 대표”라며 “용렬하다”고 비판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협치보다 내란 척결이 우선이라는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공격적 인식에 우려를 표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국정 운영의 한 축인 야당을 적대시하고 악마화하는 정 대표의 공격적 인식에 국민적 우려가 매우 크다”며 강 의원과의 통화를 두고는 “각종 논란으로 온 국민의 질타를 받은 인물을 감싸는 것은 온 국민과 싸우자는 선전포고와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더욱 커져가는 야당과의 갈등 해소, 이재명 정부와의 호흡, 내년 지방선거 승리 등은 정 대표가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야당과 협치의 뜻이 없다고 밝힌 동시에 검찰·사법·언론 개혁 속도전을 공약하며 야당과의 대립 격화는 불가피하다는 평이다. 정 대표는 국민의힘을 겨냥해 현재 법무부만 가진 위헌정당 해산 심판 청구권을 국회에도 부여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했는데, 이 법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되면 여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한 정 대표의 경우 너무 강성 일변도인 나머지 오히려 이재명 정부와 엇박자가 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선명성을 강점으로 내미는 정 대표와 달리 최근 이 정부는 ‘협치’를 강조하며 완급 조절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 대표의 임기는 전임 대표였던 이 대통령의 잔여 임기인 내년 8월까지로, 이 정부의 국정 동력이 가장 강한 ‘골든타임’을 함께 하게 된다. 내년 지방선거 공천권 행사도 정 대표에게 달려 있다. 지방선거에서의 결과에 따라 당 대표 연임 여부도 결정될 가능성이 큰 만큼 정 대표의 향후 행보에 더욱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면보기링크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

  • 사회
  • 스포츠
  • 연예
  • 정치
  • 경제
  • 문화·라이프